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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가튼 렐름즈의 신격 3. 데네이르

안녕하십니까? DKSA입니다. DKSA에서는 본격적인 모험자 연맹 9시즌 시작과 소드 코스트 모험자 안내서(Sword Coast Adventurer’s Guide: 이하 SCAG) 소개에 앞서, D&D 팬들과 플레이어 여러분께 SCAG에서 소개된 여러 신격들을 소개해드리고 있습니다. 이 신격에 대한 설명들은 여러분께서 포가튼 렐름즈로 새 게임을 시작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어 드릴 것입니다. 기본적으로는 가나다 순서로 신격들을 소개해드릴 것이며, 따라서 세 번째 순서는 글과 문자의 신 데네이르(Deneir)입니다.



<SCAG에서 소개된 데네이르의 문양>


글과 문자의 신

데네이르는 지식의 신인 오그마의 하급자로, 오그마가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면 그것을 기록하는 게 바로 데네이르의 임무입니다. 오그마 역시 자신이 만들어낸 지식을 영원히 남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네이르에게 깊은 고마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두 신은 함께 렐름즈에서 무지를 몰아내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데네이르는 중립 선 성향의 선한 신이며, 폭력과는 거리가 멉니다. 그러나 데네이르와 그의 사제들은 의외로 활발히 모험에 참여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모든 문자와 형상의 주인(Lord of All Glyphs and Images)”, 혹은 “오그마의 서기(the Scribe of Oghma)”라는 별명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상징은 환히 불을 밝히고 있는 양초와 그 아래 뜨여 있는 눈 모양입니다.




<AD&D Faiths and Pantheons에 등장하는 사제들의 모습. 왼쪽에서 2번째가 데네이르의 사제.>


데네이르 교단의 핵심 교리

데네이르 교단에게 있어, 정보를 기록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열렬한 신앙활동입니다. 또한 데네이르의 사제가 보는 앞에서 책을 망가트리거나 더럽히는 것은 그야말로 뺨을 후려 갈기는 모욕이나 다름없습니다. 한편, 데네이르와 그의 사제들은 온 멀티버스의 비밀을 풀어낼 수 있는 열쇠가 될 단 한 하나의 글인 “메타텍스트(Metatext)”를 찾고 있습니다. 데네이르는 물질계의 모든 글과 책, 작품들이 모두 메타텍스트의 편린을 담고 있다고 생각하며, 이러한 작품들을 모아 정리하고 분류하여 집대성하면 메타텍스트를 찾을 수 있는 단서를 얻게 되리라고 믿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정보를 써 내려가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정보는 모여서 정리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먼 과거에 쓰여지 이제 잊혀진 작품이나, 발표되지 않은 저작이 있다면 그것 역시 데네이르의 이름 아래 그의 도서관에 구비되어야 합니다. 그러한 작은 조각이 메타텍스트로 가는 길을 열어줄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데네이르 교단은 더 많은 사람들이 문자를 알고 글을 쓰게 되면 메타텍스트로 가는 더 많은 단서들이 생겨날 것이라고 믿습니다. 따라서 글을 읽고 쓰는 법을 가르치는 것은 데네이르 교단의 중요한 의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 수집과 정리에 대한 욕구가, 비밀에 대한 탐닉으로 이어져서는 안됩니다. 정보는 공유되고 더 널리 퍼져야 합니다. 비밀은 거짓을 낳고, 거짓은 메타텍스트로 향하는 길을 흐리게 만듭니다. 비밀과 거짓은 절대적인 진리를 가로막는 장벽일 뿐입니다.




<판타지 도서관 이미지. 출처: Wallup.net>


데네이르 신앙에 대한 간략한 소개

데네이르는 아주 오래전부터 지식인들에게 숭배의 대상이었습니다. 지식의 신이자 상급자인 오그마가 “이성”의 신이라면, 데네이르는 보다 구체적인 “책”과 “글”, “정보”의 신입니다. 당연하게도 데네이르 신앙은 주로 귀족, 식자층에 주로 많이 퍼져 있으며, 평민들 사이에서는 큰 인기가 없습니다. 문맹의 비율이 높은 북부에서는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물론, 데네이르의 권위가 오로지 글자에만 있는 것은 아니며, 도형이나 문양, 문장, 지도 등 “정보를 담은 그림” 역시 데네이르의 관할 하에 들어갑니다.

데네이르의 사제들은 문양서기(Glyphscribe)라고 부르며, 교단의 지도자는 대도서관장(Librarian Supreme)이라고 부릅니다. 문양서기들은 매년 체스(Ches: 3월) 3일에 지난 1년간 찾아낸 가장 흥미로운 책들을 필사해 근처 신전에 바쳐야 합니다. 그러면 신전을 관장하는 더 높은 사제들이 이 책들을 정리하고 맥락 어딘가에서 메타텍스트의 흔적이 있는지 찾게 됩니다. 조금이라도 그럴 가능성이 비치면 이 책들은 다시 내해 근방에 있는 어스패스트 산맥(Earthfast Mountains)에 숨겨진 무쇠 드래곤 산 신전(the Iron Dragon Mountain Temple)로 향합니다. 그곳에는 데네이르의 뜻을 받드는 가장 뛰어난 사서와 전승대가들이 모여 수없이 많은 책들 가운데에서 메타텍스트의 흔적을 찾아내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렐름즈 전역에서 가장 많은 책을 지니고 있는 곳인 캔들킵(Candlekeep)은 오그마의 사제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기에 데네이르 사제들은 소수파에 속한다는 것입니다.

메타텍스트를 찾기 위한 끝없는 책 수집 외에도, 데네이르의 사제들은 문자를 가르치고 퍼트린다는 중요한 사명을 지니고 있습니다. 따라서 많은 이들이 교사의 역할을 하며, 도시에서 글을 가르치는 곳은 대부분 데네이르 교단의 입김이 어느 정도 닿아 있다고 보아도 됩니다. 어지간한 도시의 서기나 지도제작자 길드는 데네이르 신앙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붉은 원이 데네이르의 대도서관이 있는 곳>


데네이르와 다른 신들과의 관계.

오그마와 데네이르의 관계는 단순히 상급신과 하급신의 관계라기에는 조금 복잡한 부분이 있습니다. 데네이르는 오그마, 곤드, 멀라일과 함께 지식과 발명의 신으로서 함께 숭배를 받습니다. 음악의 신 멀라일과 오그마가 그저 친하게 지내는 것에 비해, 데네이르와 오그마 사이에는 미묘한 상호 존중이 있습니다. 오그마는 메타텍스트에 대한 데네이르의 집착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지만, 데네이르가 세상의 모든 지식을 집대성하고 보존하고 있는 것 만큼은 진심으로 고마워합니다. 한편 데네이르는 오그마의 창의성과 샘솟는 호기심에 찬사를 보내지만, 메타텍스트를 찾아내면 멀티버스의 모든 의문이 풀리고 궁극적인 지식이 손에 들어오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데네이르는 비교적 차분하고 조용한 신이니만큼 적이 많이 없는 편입니다. 오히려 그가 축적한 방대한 정보 덕에 미스트라, 아주스, 사브라스 같은 마법의 신들은 그에게 경의를 표하며 가깝게 지내곤 합니다. 멀라일과 곤드는 오그마를 함께 섬기는 처지로서 직업적인 동료의식이 있습니다. 한편, 기쁨의 여신인 리어라(Lliira)는 데네이르를 놀리고 당황스럽게 만드는 것을 즐기는 편입니다. 하지만 데네이르에게도 진정으로 미워하는 신들이 있습니다. 바로 거짓과 기만의 신들입니다. 시어릭, 샤르, 마스크는 세상 모든 정보를 모아 편찬하려는 그의 노력을 점점 더 힘들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거짓의 왕자 시어릭의 경우는 단순히 사상적인 충돌 뿐 아니라, 시리니샤드(Cyrinishad) 문제 때문에 더욱 깊은 증오의 골이 생겼습니다. 시리니샤드와 시어릭에 대한 이야기는 이후에 더 자세히 할 기회를 가지도록 하겠습니다.




<3판의 데네이르 문양>


D&D 역사 속의 데네이르

데네이르는 포가튼 렐름즈가 처음 시작할 때부터 같이 해 온 신입니다. 역경의 시간(Time of Troubles)과 주문역병(Spellplague), 대분단의 시대가 지나면서도 데네이르는 신위를 잃어버리거나 부침을 겪은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지식과 마법 분야에는 신들이 좀 지나치게 많기 때문에, 데네이르의 지분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오그마와 멀라일부터 시작해 아주스, 미스트라, 레이라 등의 신들이 그의 신적 영향력에 인접한 분야를 가지고 있습니다. 신도의 숫자가 그대로 신의 힘에 영향을 끼치는 과거 포가튼 렐름즈의 설정으로 보았을 때 별로 좋은 상황은 아니라 할 수 있습니다. 포가튼 렐름즈의 신앙 설정이 최초로 자세히 등장한 AD&D의 Faiths and Avatars에서는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데네이르의 클레릭들은 평생 최소 10명 이상에게 글을 읽고 쓰는 법을 가르쳐야 하는 의무를 지고 있습니다. 글을 읽고 쓸 때마다 데네이르가 힘을 얻기 때문이라는 것이 이 책의 설명입니다. 신과 필멸자 사이의 관계를 이렇게 다루는 부분은 AD&D 시절의 특이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AD&D 시절의 바바리안들이 룰적으로 문맹이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바바리안과 함께 다니는 데네이르 클레릭은 흥미로운 한 쌍으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빈 시간마다 읽고 쓰는 법을 가르치게 되는 것입니다.


데네이르의 클레릭에 대한 아이디어

SCAG에서 소개한 데네이르는 (SCAG에서 처음 소개된) 비전과 지식 권역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의 클레릭은 주로 서기, 지도제작자, 작가, 역사가 등에서 많이 나옵니다. 데네이르의 클레릭이 모험에 나서는 이유는 역시 귀중한 책을 찾기 위해서인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데네이르의 클레릭은 배경으로서 길드 장인이나 학자를 선택하며, 역사학, 종교학, 비전학 등 지능과 연관된 기술에 숙련을 얻으면 좋습니다. 데네이르의 클레릭으로서 재미있는 캐릭터 아이디어는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책 사냥꾼: 당신은 매년 한두권의 책을 바치곤 하던 평범한 사제였으나, 어느날 데네이르의 계시를 받게 됩니다. 이 계시에 따르면, 당신이 언젠가 메타텍스트의 발견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책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당신은 계시에 따라 클레릭으로서의 소명을 받고, 편히 지내던 도서관을 떠나 모험에 나서기로 합니다. 당신은 좋은 동료들과 만나 모험일지를 쓰곤 하는데, 사실 계시에서 말한 책이란 당신이 남길 모험 일지일지도 모릅니다.

작품 심문관: 당신은 데네이르 교단에서 비밀리에 운영하는 작품 심문관(Writer Inquisitor)입니다. 당신의 임무는 데네이르 교단이 보관한 책의 내용에 거짓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몇몇 책들의 내용이 진실인지 아닌지 의심스러울 때, 교단은 당신을 파견해 진위를 파악하게 합니다. 거짓 정보는 데네이르의 품에 있어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뛰어난 통찰력을 지니고 있으며, 사람들의 글이나 말 속 거짓을 어렵지 않게 파악합니다. 특히 당신은 위조범을 잡아내는데 특출한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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