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DKSA입니다. 이번주 월요일 칼럼에서는 D&D의 세계들 중 가장 최근에 합류한 세계인 라브니카(Ravnica)를 필두로, 위저드 오브 더 코스트(Wizards of the Coast: 이하 WotC)의 트레이딩 카드 게임인 매직: 더 개더링(Magic: the Gathering: 이하 MtG)의 세계들 중 D&D 5판으로의 컨버전이 주어진 세계들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소개 순서
포가튼 렐름즈(the Forgotten Realms)
레이븐로프트(Ravenloft)
에버론(Eberron)
그레이호크(Greyhawk)
드래곤랜스(Dragonlance)
다크 선(Dark Sun)
스펠잼머(Spelljammer)와 플레인스케이프(Planescape)
라브니카(Ravnica)와 매직: 더 개더링의 세계들
다른 세계의 가능성
먼저 드리는 말씀
저희 DKSA는 이번 칼럼을 통해서, MtG의 세계관 역사나 세부 사항을 전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MtG 역시 오랜 역사를 거치며 많은 세계들을 포함해 왔고, 이러한 세계들의 역사와 특징들을 모두 소개하는 것은 한 편의 칼럼에서 다루기엔 너무나 방대한 내용이기 때문입니다. 그 대신, 저희는 DM길드를 통해 WotC가 공개해 온 MtG 세계들의 컨버전 형태를 살펴보고, 실제로 이러한 세계들을 D&D 게임에서 다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안내해드릴 것입니다. 또한 하드커버로 출판되어 MtG와 D&D5판 사이의 연결 고리 중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는 길드마스터의 라브니카 안내서(Guildmaster’s Guide to Ravnica)에 대해서도 소개해 드릴 것입니다.
매직: 더 개더링(Magic: the Gathering)이란?
매직: 더 개더링은 1993년 처음 발매되어 25년 넘는 역사를 지닌 트레이딩 카드 게임(Trading Card Game)입니다.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들은 다섯 종류의 마나(Mana)를 다루는 강력한 마법사가 되며, 마나의 원천이 되는 대지를 차지하고 그 힘으로 강력한 주문을 사용하거나 크리쳐를 불러내 상대 마법사와 대결을 벌입니다. 매직: 더 개더링의 아버지 리처드 가필드(Richard Garfield)는 D&D 게임 사이에 즐길 수 있는 빠르고 간단한 게임으로서 최초의 MtG를 설계했습니다. 이후 이 게임은 미려한 일러스트를 사용하고 계속 새롭고 정교한 게임 시스템을 추가하면서 큰 인기를 끌었고, 오늘날 수많은 TCG들의 시초가 되었습니다. WotC는 이 게임을 통해 얻은 수익으로 1998년 TSR에서 D&D를 인수하기에 이릅니다.
매직: 더 개더링은 한국 내에서도 열성적인 팬들을 지니고 있으며, 각지의 매장을 통해 카드를 판매하거나 대회를 벌이고 있습니다. 저희 DKSA는 이 칼럼에서 MtG를 자세히 다루지 않겠지만, 관심을 가지신 분들이라면 한국 공식 카페나 가까운 취급 매장을 방문해 보시길 권합니다.
칼럼 내에서는 매직: 더 개더링의 세계에서 등장한 다양한 인물이나 지명, 고유명사들이 사용되며, 이러한 고유명사들은 가능한 공식 번역되었거나 통상적으로 쓰이는 것을 따르고자 했습니다. 이러한 인물/지명 등에 대한 세부사항을 모두 설명해드리지 못하는 것에 대해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또한, 저희가 가진 홍보용 이미지 사용 권한은 어디까지나 D&D에 연관된 것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관련된 상품 설명에 카드 이미지 등을 삽입하기 어려운 것에 대해서도 미리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멀티버스 통합 프로젝트
알려진 바에 따르면, 매직: 더 개더링의 세계와 D&D의 멀티버스를 통합하려는 시도는 사실 오래전부터 기획되었다고 합니다. 위저드 오브 더 코스트는 처음부터 MtG를 통해 성공하였으니, D&D를 인수한 이후 두 게임 팬덤간의 연결고리를 만들고자 하는 시도가 있었던 것은 당연하다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3.5판이나 4판 시절에 있었던 시도는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습니다. WotC에 있어서 가장 큰 문제는, 새로운 책이나 블록을 기획하고 개발하는 위험부담이 너무 컸다는 것에 있습니다. 그러나 2015년 D&D 5판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게 되며 상황은 변화합니다. WotC는 이전처럼 매년 5~6권씩의 추가 규칙을 발매하는 대신, 한정된 숫자의 책만을 출판하고 실험적인 시도들에 대해서는 Unearthed Arcana를 통해 공개한 다음 테스트 플레이를 하거나, DM 길드를 통해 공개하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이러한 출판 방식의 변화로 인해, MtG의 세계를 끌어오면서도 그 위험을 최소로 억제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이후 WotC는 DM길드를 통해 MtG의 여러 세계들을 D&D 5판의 규칙에서 적용해 사용할 수 있게 해 주는 시리즈인 “이계 전송(Plane Shift)” 연작을 공개했습니다. 2016년 4월 젠디카르(Zendikar)가 최초로 공개된 것을 시작으로, 2018년 7월의 도미나리아(Dominaria)까지 지금까지 총 6종의 시리즈가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2018년 11월에는 길드마스터의 라브니카 안내서가 출판됨으로써, D&D 팬과 MtG 팬들을 연결하고자 하는 시도를 완결지은 것입니다.
젠디카르 Zendikar
MtG의 세계를 D&D 멀티버스에 소개하는 과정에서, 첫번째로 젠디카르가 선택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젠디카르는 “탐험과 모험의 세계”임을 강조하였기 때문입니다. 또한 프로젝트의 시작 시점 바로 직전인 2015년부터 2016년 초까지 젠디카르 전투(Battle for Zendikar) 확장팩이 사용되고 있었던 점도 중요한 이유라 할 수 있습니다.
MtG에서 젠디카르가 처음 모습을 보인 것은 2009년입니다. 젠디카르는 순수하고 강력한 마법의 힘이 넘치는 세계였으나, 이해와 이성의 범위를 벗어난 엘드라지(Eldrazi)라는 고대의 괴물들이 잠들어 있는 곳이기도 했습니다. 엘드라지는 마치 러브크래프트의 세계에서 나온 것 같은 우주적 공포의 존재로, 한 세계의 모든 마나와 생명력을 먹어치운 다음 다른 세계로 떠나며 우주를 황폐하게 만들었으나 머나먼 옛날 3명의 강력한 플레인즈워커(Planeswalker)들이 힘을 합해 젠디카르 세계 안에 봉인했던 것입니다. 2009년의 첫 등장에서는 이 봉인이 깨지며 엘드라지 타이탄들이 깨어나는 모습을 다루었고, 2015년의 젠디카르 전투에서는 새로운 세대의 플레인즈워커들이 힘을 합해 엘드라지 타이탄들을 다시 봉인하는 것까지를 다루었습니다. WotC에서는 D&D5판의 규칙을 통해 젠디카르를 재현하기 위해, 여러 새로운 종족들과 크리쳐들을 소개하며 젠디카르의 여러 대륙 및 지역이나 환경을 어떻게 묘사해야 하는지를 설명하였습니다.
젠디카르의 종족
이계 전송: 젠디카르에서는 새로운 종족으로 코르(Kor), 인어(Merfolk), 뱀파이어(Vampire), 고블린(Goblin) 등을 소개했습니다. 이중 젠디카르에서 새로 소개된 종족인 코르(Kor)는 역동적인 젠디카르의 지형에 적응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코르는 민첩 +2, 지혜 +1 보너스를 받으며, 행운아(Lucky) 특성과 용감함(Brave) 특성을 지니는 등 전체적으로 하플링과 유사한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또한 뱀파이어가 플레이어 사용 가능 종족으로 등장했다는 점도 특기할 만 합니다. 젠디카르의 뱀파이어는 D&D 몬스터 매뉴얼의 뱀파이어처럼 완전한 언데드가 아니라 삶과 죽음 사이에 위치한 종족으로, 엘드라지 타이탄 중 하나인 울라목(Ulamog)의 영향을 받아 변이된 인간이 이를 전염시켜 간다는 설정입니다. 이들은 지능과 매력 능력치가 증가하며, 사령 피해에 대한 저항을 지닙니다. 또한 젠디카르에서 소개된 고블린은 볼로의 괴물 안내서(Volo’s Guide to Monstsers: 이하 VGM)에 등장한 고블린들과는 달리, 화염과 정신 피해에 저항을 지닌 특이하고 강력한 종족입니다.
젠디카르의 크리쳐들
이계 전송: 젠디카르에서는 강력한 백색 마나의 현현인 아콘(Archon)을 소개하며, 수정 뿔이 달린 고양잇과 야수인 펠리다르(Felidar) 역시 등장합니다. 그 외에도 몬스터 매뉴얼의 크리쳐들이 젠디카르에서는 어떤 설정을 지니고 어떻게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는지도 설명되어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궁금해 할 엘드라지 타이탄들의 자료 상자가 없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설정집에서는 3대 타이탄들의 자료가 필요하다면 엠피리언이나 타라스크, 크라켄 등의 자료 상자를 이용해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이니스트라드 Innistrad
2016년 8월에는 젠디카르에 이어 두 번째로 이니스트라드가 소개되었습니다. 이는 젠디카르 때와 마찬가지로 2016년에 소개된 매직 블록인 이니스트라드에 드리운 그림자(Shadows over Innistrad)와 발을 맞추려는 시도인 동시에, 가히 2016년 최고의 화제작이라 할 수 있는 명작 모험 스트라드의 저주(Curse of Strahd)의 분위기와도 어울리는 선택이었습니다.
MtG에서 2011년에 첫 모습을 보인 이니스트라드는 그 이름부터가 D&D의 명작 고전 모험인 레이븐로프트(Ravenloft)의 주역인 스트라드 백작의 영향을 받은 것입니다. 이니스트라드는 뱀파이어, 라이칸스로프, 언데드들이 등장하는 고딕 공포의 배경으로, 어둠속에 도사린 괴물들과 미약한 희망을 지닌 사람들이 맞서 싸우는 이야기였습니다. D&D 플레이어들을 위한 컨버전에 있어서도 탐험과 모험, 잠들어 있는 고대의 파괴신들을 다루고 있는 젠디카르와는 달리, 이니스트라드는 그야말로 악의 힘이 지배하는 세계이며 어둠의 권세(Dark Power)가 지배하는 레이븐로프트와도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WotC에 있어 2016년은 고딕 공포의 해였던 셈입니다.
플레이어 선택지: 종족과 클래스, 배경
이계 전송: 이니스트라드는 여러가지로 흥미로운 요소들이 많았습니다. 인간의 하위종족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이니스트라드의 여러 민족들이 소개되었으며, 악과 맞서 싸우던 사람들의 유일한 희망이었던 천사 아바신의 교단(the Church of Avacyn)에 대한 내용도 안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마음만 먹는다면 아바신이나 천사들을 따르는 클레릭이나 팔라딘을 만드는 것도 가능해졌습니다. 또한 사람의 모습을 한 악이 횡행하는 세계답게, 이단심문관(Inquisitor) 배경을 새로 추가하였습니다.
밤의 괴물들
이계 전송: 이니스트라드에서는 D&D에서 익숙하던 고딕 공포의 괴물들을 새로이 조명하였습니다. 위어울프는 무리를 지어 새로운 특성들을 얻게 되었고, 고딕 공포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뱀파이어들 역시 12지파의 혈통 등 이니스트라드만의 독특한 설정을 붙여 소개하였습니다. 인간의 몸을 훔쳐 쓰는 유령들이나 이 유령에서 힘을 뽑아 쓰는 사령연금술사들, 시체를 기워 하인을 만들어 내는 스카베렌(Skaberen)들의 이야기도 등장합니다.
엠라쿨의 등장과 섬뜩한 달
2016년 7월에 등장한 카드 세트인 “섬뜩한 달”에서는 젠디카르에 잠들어 있든 세 엘드라지 타이탄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엠라쿨은 봉인이 깨져 일어난 다음 이니스트라드에도 힘을 뻗었고. 그 결과 이니스트라드에서 선의 희망을 상징하던 대천사 아바신이 광기에 물드는 일이 벌어지며 고딕 공포의 세계에 우주적 공포가 더해져 그야말로 세계 자체가 무너져가는 모습을 다루게 되었습니다. 이계 전송: 이니스트라드에서도 이러한 이야기를 진행하기 위해, DMG에서 소개된 선택 규칙인 이성(Sanity)을 이용해 엘드라지의 영향으로 광기에 빠져 미쳐가며 육신조차 무너져가는 모습을 재현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이니스트라드의 저주
또한 이계 전송: 이니스트라드에서는 같은 해 발매된 “스트라드의 저주”를 이니스트라드 배경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여러 고유 명사나 환경등을 변경하는 방법을 다루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스트라드 폰 자로비치 백작의 자리는 12지파 중 하나인 마우러(Maurer)의 시조 스트레판 마우러(Strefan Maurer)로 대체할 수 있고, 자로비치의 영지였던 바로비아는 아웃랜드 골짜기(Outland Valley)로 변경하는 식으로 “스트라드의 저주”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이나 배경을 완전히 이니스트라드의 것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여담으로, “스트라드의 저주”에 등장하는 조력자 중 한 사람인 “바라톡 산의 미친 마법사”는 그대로 스트라드의 저주에 등장한 정체를 사용할 수도 있으며, 그게 아니라면 MtG의 유명 플레인즈워커인 제이스 벨러렌(Jace Beleren)으로 교체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크레즈크 마을의 수도원장과 아바신의 타락을 생각하면, 이러한 변형이 대단히 어울리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칼라데시 Kaladesh
MtG에서 이니스트라드 이후 칼라데시를 배경으로 한 블록이 소개됨에 따라, 이계 전송의 다음 무대도 칼라데시로 정해졌습니다. “탐험과 모험”을 테마로 한 젠디카르, “공포와 광기”를 주제로 한 이니스트라드에 이어, 칼라데시는 강력한 마법 기술을 기반으로 한 마법 공학의 세계라는 것을 핵심 테마로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마치 D&D 세계 중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에버론과 유사한 부분이 있으며, 실제로 에버론의 팬들 중 상당수는 칼라데시의 분위기에서 에버론과 닮은 점을 찾아냈습니다. 이것은 이계 전송 시리즈의 주 디자이너인 James Wyatt가 2003년 최초의 에버론 배경을 디자인했던 팀의 일원인 것에도 일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칼라데시는 지금까지와의 세계들과는 달리 거의 완전히 문명화된 세계로, 에테르(AEther)라는 마법의 에너지를 이용한 다양한 발명품들을 이용해 생활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는 곳입니다. 칼라데시에서는 에테르를 연료로 날아다니는 비공정들이나 스스로 걸어다니는 건물 등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이계 전송: 칼라데시에서는 에테르를 연료로 사용하는 인공 크리쳐들을 게임에 등장시키는 방법이 수록되어 있으며, 재주(Feat)의 일종으로 발명 재주를 추가하였습니다.
종족과 클래스 등
칼라데시에서는 새로운 종족으로 에테르에 의해 태어난 에테르본(AEtherborn)과 완벽주의적인 공학 종족인 베달켄(Vedalken)이 등장합니다. 이중 에테르본은 매력 +2에 다른 능력치 하나에 +1 보너스를 받으며, 사령 피해에 저항을 지니고 있는 종족입니다. 베달켄은 다시 등장하게 되는 라브니카에서 더 자세히 설명할 것입니다.
크리쳐
이계 전송: 칼라데시에서는 에테르에 의해 움직이는 구조물 크리쳐들이 다수 소개되고 있으며, 하늘을 날아다니는 거대 고래나 기계를 고쟁내는 그렘린 등의 크리쳐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아몬케트 Amonkhet
이 시기부터는 매직의 새 블록과 거의 동시에 새로운 컨버전 문서가 등장했습니다. MtG의 이야기가 마법 공학의 세계 칼라데시에서 고대 이집트 풍의 아몬케트로 옮겨감에 따라, 아몬케트의 세계를 D&D로 체험할 수 있게 해주는 이계 전송: 아몬케트도 동시에 공개되었습니다. 고귀한 8인의 신이 다스리고 있던 아몬케트는 사악하고 강력한 드래곤 플레인즈워커인 니콜 볼라스(Nicol Bolas)의 침공을 받아 세계 그 자체가 뒤틀려 버린 상태였습니다. 니콜 볼라스는 8인의 신 중 셋을 쓰러트리는가 하면, 스스로 신 파라오(God-Pharaoh)로서 군림해 매일 인신공양을 받으며 위대한 전사들을 언데드로 되살려 부하로 사용하던 중이었습니다. 니콜 볼라스는 세계의 법칙을 뒤바꾸어 죽은 이들에게서 안식을 빼앗고 영원히 방황하는 저주를 내린 것입니다.
아몬케트의 다섯 신
니콜 볼라스의 세계 침공 때 여덟 신 중 셋이 쓰러졌지만, 다섯 신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 역시 니콜 볼라스에 의해 기억과 존재가 오염되었고, 한때 그들의 영광을 위해 치러지던 헌신의 시험은 이제 신 파라오 니콜 볼라스를 위해 희생할 제물을 고르는 의식이 되어버렸습니다. 이계 전송: 아몬케트에서는 오케트라(Oketra), 케프넷(Kefnet), 로나스(Rhonas), 본투(Bontu), 하조렛(Hazoret)의 다섯 신을 다루며, 각각의 신이 지니고 있는 권역(Domain)들을 소개했습니다. 이를 통해, 이 신들에게서 힘을 얻는 클레릭을 만들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종족과 크리쳐들
아몬케트는 고대 이집트를 모티프로 한 세계답게, 일반적인 판타지의 종족들 대신 짐승의 머리를 한 인간형 종족들이 다수 등장했습니다. 조류의 머리와 날개를 지닌 아벤(Aven)은 민첩성이 증가하고 자체적인 비행속도를 지니고 있습니다. 왜가리 머리를 한 아벤은 케프넷의 축복을 받아 높은 지적 능력을 지녔으며, 매의 머리를 한 아벤은 오케트라의 축복으로 날카로운 시력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재칼의 머리와 검은 가죽을 지닌 켄라(Khenra)는 유연하고 우아하며 날씬한 종족으로, 쌍둥이로 태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은 민첩과 근력에 보너스를 받으며, 다른 종족들보다 더 긴 거리를 움직일 수 있습니다. 쌍둥이가 살아 있는 한, 이들은 하플링의 행운아(Lucky) 특성과 유사한 능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뱀, 특히 코브라와 유사한 신체를 지닌 나가(Naga)는 일반 D&D 세계의 유안티(Yuan-ti)와 유사합니다. 그러나 VGM에서 소개된 순혈 유안티와는 달리 마법 저항 능력을 지니고 있지는 않으며, 그 대신 적을 직접 깨물어 독을 주입하거나 몸으로 휘감아 공격할 수 있습니다.
이계 전송: 아몬케트에서는 이 세계의 분위기에 맞는 새로운 형태의 맨티코어나 뱀과 표범 사이의 혼종같은 서포파드(Serpopard), 거대한 돌출뿔을 지닌 세로돈(Cerodon) 같은 특유의 크리쳐들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익살란 Ixalan
MtG의 마지막 블록 단위 세트인 익살란의 발매와 동시에, 이계 전송: 익살란도 공개되었습니다. 아몬케트가 고대 이집트를 모티브로 삼은 것처럼, 익살란은 아즈텍과 마야 제국을 모티브로 삼고 있는 세계입니다. 이 세계는 정글이 우거진 거대한 섬들로 이루어졌으며, 이 정글 곳곳에는 공룡들이 돌아다니며 원주민들이 세운 도시들이 위치해 있습니다. 섬과 섬 사이를 항해하는 해적들이 기회가 닿을 때마다 원주민들을 약탈하며, 바닷속에는 해적들마저 두려워하는 인어들의 세력이 있기도 합니다. 과거 이니스트라드가 “스트라드의 저주”와 함께 했던 것처럼, 익살란 역시 “절멸의 무덤(Tomb of Annihilation)”처럼 정글을 무대로 하고 있다는 점 역시 흥미로운 사실입니다.
익살란의 4대 세력
익살란은 태양 제국(Sun Empire), 강의 사자(River Heralds), 황혼의 군단(Legion of Dusk), 놋쇠 연합(Brazen Coalition)이라는 4개 세력이 대립하고 있는 세계입니다. 이계 전송: 익살란에서는 어떤 종족들이 이 세력에 속해 있는지, 그리고 다른 세력들과는 어떤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어떤 배경을 지니는지를 서술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태양 제국은 인간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황혼 군단에는 (젠디카르에서 소개된 것과 같은 종족 특성을 지닌) 뱀파이어들이 속해 있기도 합니다.
익살란의 크리쳐들
거대한 공룡들이 돌아다니는 세계답게, 익살란의 크리쳐들은 압도적으로 강력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평범한 공룡들이 그저 야수의 일종으로 여겨지는 것에 비해, 익살란의 고대 선조 공룡들은 타라스크에 필적하는 도전 지수를 지니고 있습니다. 황금 도시 오라즈카(Orazca)의 하늘을 가릴 정도로 거대한 익룡인 원초의 새벽 제탈파(Zetalpa, Primal Dawn)가 대표적입니다. 또한 하늘을 날아다니는 불새인 태양조(Sunbird)나 밤의 정글 속을 돌아다니는 츄파카브라(Chupacabra)의 자료 상자도 나와 있습니다.
다섯 색의 마법
마지막으로 이계 전송: 익살란에서는 지금까지 이어진 MtG의 세계들에 대한 자료에서 간헐적으로 언급되어 온 다섯 종류의 마나에 대한 이야기가 부록으로 실려 있습니다. 백, 흑, 녹, 청, 적으로 이루어진 다섯 색깔의 근원적 힘이 그 자체로 독특한 규칙을 지니고 있지는 않지만, 이에 연관되어 컨셉을 만들 수 있도록 인격 특성을 부여하는 방법이나 연관을 지닌 성향, 클래스, 배경 등등을 제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도미나리아 Dominaria
아몬케트에서의 패배 이후, 플레인즈워커 관문수호대가 익살란에서 다시 전열을 가다듬을 무렵, MtG의 이야기는 오래된 배경 세계 도미나리아로 이동합니다. 도미나리아는 MtG의 가장 중요한 악역이라 할 수 있는 드래곤 플레인즈워커 니콜 볼라스의 고향이기도 하며, MtG가 블록 단위로 여러 세계를 무대로 하기 전, 고대 마법사들이 벌이는 전쟁의 이야기였던 시절 그 무대가 되기도 했던 곳입니다. 형제간의 전쟁을 벌인 우르자(Urza)와 미스라(Mishra)의 이름은 오래된 매직 팬들에게는 익숙할 것입니다. 익살란 이후 세트로 재공개된 도미나리아는 플레인즈워커 중 릴리아나 베스(Liliana Vess)의 이야기를 주축으로 삼고 있습니다.
이계 전송: 도미나리아는 지금까지의 MtG 세계들에 대한 소개나 컨버전 문서와는 달리, 도미나리아의 일곱 지역/세력을 중심으로 각 지역과 세력에서 벌어질 수 있는 모험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도미나라이의 일곱 세력
베날리아의 일곱 기둥(Seven Pillars of Benalia): 인간과 (아몬케트에서 등장한 바 있는) 아벤 종족이 주축이 된 베날리아는 일곱 귀족 가문의 연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베날리아를 무대로 한 모험은 가문들간의 알력과 야만종족들의 침략을 막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고 합니다.
세라 교회(Church of Serra): 강력한 플레인즈워커이자 세라 천사(Serra Angel)들을 만들었던 세라를 여신으로서 섬기는 교단입니다. 세라 교단은 질서와 선의 가치를 굳게 내세우고 있으며, 이런 이유로 인해 주변 세력과의 분쟁이 많은 편입니다. 이들은 도미나리아에 남겨진 세라의 흔적들을 찾는 모험도 벌이고 있습니다.
톨라리아 대학(Tolarian Academies): 마법을 학문이자 기예로서 다루는 톨라리아 대학은 그 자체만으로도 강력한 세력 중 하나로 자리잡을만합니다. 우르자와 미쉬라 사이의 전쟁이 벌어지고 긴 세월이 지나고 나서도 이 마법사들의 이름을 따르는 학회와 대학들은 남아 있으며, 선대 마법 학자들의 연구를 복구하고 자신들의 연구를 더해 더욱 강력한 힘을 얻기 위해 모험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모험은 주로 호기심으로 인해 벌어집니다.
보달리아 인어 세력(Merfolk of Vodalia): 지상의 일은 어찌되었든, 도미나리아의 넓은 바다를 차지한 것은 보달리아 인어 세력입니다. 외부인들을 믿지 않는 이 배타적인 인어들은 지상에서의 침입자들에 맞서 싸우며 자신들의 고대 비밀을 지키려고 합니다.
벨젠록의 교단(Belzenlok’s Cabal): 악마 벨젠록을 섬기는 사교도들이 모여 만든 교단입니다. 이 사교도들은 우르보그 요새를 중심으로 국가적 세력을 결성하기도 했지만, 그 외에도 도미나리아 전역에 숨어서 사악한 의식을 올리며 악마의 힘을 끌어 쓰고 있습니다. 이 교단은 도미나리아 전체를 벨젠록에게 바치기 위해 암살자들과 사악한 기사들을 부리며, 힘을 준다는 유혹으로 영리한 젊은이들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켈드 전쟁부족(Warhost of Keld): 켈드의 황무지에 기반을 두고 있는 이 무자비하고 강력한 야만 부족은 오로지 강력한 힘만을 숭상하며 문명 세계의 큰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선조들의 땅을 격렬하게 지키며, 베날리아나 세라 교회 같은 세력과 충돌을 벌입니다.
라노워 엘프(Elves of Llanowar): 거대한 라노워 숲에 자리잡은 이 사나운 엘프들은 자연과 야생에서 큰 힘을 얻으며, 이방인들이 자신들의 사랑하는 땅에 결코 발을 들이지 못하게 합니다. 자연의 여신 가에아(Gaea)를 섬기는 이 엘프들은 드루이드나 레인저가 되어 라노워 숲의 거대한 짐승들을 길들여 동료로 삼았습니다.
길드마스터의 라브니카 안내서 Guildmaster’s Guide to Ravnica
3년간 6개 세계를 거쳐 온 매직: 더 개더링과 D&D의 멀티버스 통합 프로젝트는 2018년 11월에 “길드마스터의 라브니카 안내서”를 출판함으로서 그 정점에 도달했습니다. 이 책이 출판되는 시점에 MtG의 이야기 역시 라브니카에 그 초점이 맞추어졌습니다. 니콜 볼라스가 라브니카로 향한 것입니다. 그리고 세계 전체가 거대한 도시인 라브니카에서 플레인즈워커 관문수호대와 니콜 볼라스 사이에 최후의 결전이 벌어졌습니다. 익살란과 도미나리아를 통해 힘을 회복한 관문수호대는 니콜 볼라스를 패배시키며, 격리된 세계 속에 봉인하는데 성공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일단락되고, MtG는 다시 2019년 코어 세트를 출시하며 일신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한편, D&D 배경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출판된 GGR은 지금까지 등장했던 MtG 세계의 소개서에 등장했던 자료들을 다수 활용하였습니다. 먼저 제 1장에서는 플레이어 캐릭터가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선택지들을 제공합니다. 여기에는 플레이어 캐릭터로 사용할 수 있도록 조정된 켄타우르스(Centaur)나 미노타우르스(Minotaur), 고블린(Goblin) 등의 종족과 함께 코끼리와 유사한 머리를 지닌 종족인 록소돈(Loxodon)이나 먼저 칼라데시에서 소개되었던 베달켄(Vedalken), 마법적 실험으로 인해 다양한 생명체들이 결합하여 만들어진 종족인 시믹 혼종(Simic Hybrid)가 새로운 종족으로 등장하였습니다. 또한 클레릭이 사용할 수 있는 새 권역인 질서 권역(Order Domain)과, 드루이드의 포자 회합(Circle of Spores)이 모습을 선보였습니다.
라브니카는 10여개의 거대한 길드들이 서로 경쟁하고 대립하며 공존하는 세계이니만큼, GGR은 2장 전체를 이러한 길드들의 설명과 관계에 할애하고 있습니다. 플레이어 캐릭터들은 길드에 속할 수 있고, 길드 내에서 자신의 위치를 점차 끌어올릴 수도 있습니다. 모험자 일행 전체는 하나의 길드에 속할 수도 있고, 여러 길드들 사이의 연합체일 수도 있습니다. 이 10여개의 길드들은 MtG의 5색 마나에서 각각 2개씩의 색 조합으로 만들어졌으며, 특정한 산업에 중심을 두고 있기도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철학이나 세계관, 목적 등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이러한 분위기는 마치 에버론에서의 드래곤마크 가문들이나 플레인스케이프 배경의 시길(Sigil)에 존재하는 파벌(Faction)들과도 유사한 지점이 있습니다. 라브니카를 배경으로 한 모험은 이러한 길드들 사이의 대립이나 비밀스러운 방해 공작 등이 중요한 주제가 됩니다. GGR에서는 거대 도시 라브니카를 이루는 여러 지구(District)들을 설명하며, 각 구역에서 길드들의 활동이나 세력 균형도 다루고 있습니다. 이중 제10지구(the Tenth District)은 모험의 무대로서 집중적인 조명을 받고 있으며, 제10지구 하부의 여섯 구역(Precinct)들은 정밀한 지도까지 수록되어 있습니다.
라브니카는 전체적으로 마법 공학이나 기술이 발달했다는 면에서는 에버론이나 칼라데시와도 유사한 분위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보다 전통적인 D&D 세계 같은 고색창연한 판타지와는 거리가 멀긴 하지만, 라브니카 배경은 MtG 팬덤에게 D&D에 대한 흥미를 불어넣기에 충분할 정도로 세세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맺으며
오늘 소개해드린 길드마스터의 라브니카 안내서나 MtG의 여섯 세계들에 대한 안내서들은 그 자체만을 게임 배경으로 활용하기보다, 기존 D&D 세계와는 다른 분위기의 세계를 만들기 위한 예시로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DMG 앞에 수록되어 있는 세계의 설계 부분에 대한 좋은 참고 자료가 되어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바꾸어 말하면, 이들 안내서가 독립적인 게임 배경으로서는 부족한 부분이 많이 느껴진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여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MtG와 D&D의 장르 차이가 가장 큰 이유가 될 것입니다. 매직의 이야기에서, 플레이어는 기본적으로 여러 세계 사이를 오갈 수 있는 강력한 존재인 플레인즈워커에 이입하게 됩니다. D&D의 여러 클래스나 그에 속하는 인물들은 MtG에서 크리쳐 카드로 등장하기에나 어울릴 것입니다. 한편, D&D 캐릭터들의 입장에서 플레인즈워커 사이에 벌어지는 장대한 이야기는 분명 흥미롭지만, 보다 직접적이고 와닿는 모험으로 만들어지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또한, MtG는 여러 플레인즈워커들 사이에 벌어지는 전쟁을 큰 줄기로 삼고 있는 이상, 개별적인 여러 위기들이 등장하는 D&D 세계와는 달리 아무래도 중심이 되는 인물이나 사건이 등장할 수 밖에 없으며,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 캐릭터들이 중심에 서도록 만들기 어렵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그러나 MtG의 분위기 자체는 과거부터 계속하여 D&D 세계들과 상호 영향을 주고받아 왔습니다. 이니스트라드는 레이븐로프트의 영향을 받았으며, 라브니카의 설계는 시길 등의 초우주적 대도시의 설계에서 가져온 부분이 있습니다. 반면 MtG의 마법적 공학 아이디어들은 에버론이나 현대적인 게임 배경 설계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러한 점을 생각해 본다면, MtG의 세계를 설명한 안내서들은 창작의 의욕이 필요한 던전 마스터가 새로운 창작의 불씨를 찾기에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자료가 되어줄 수도 있습니다.
WotC는 DM길드를 통해 공개하는 방식으로서 위험부담을 줄인 상태에서 이러한 세계들을 D&D 팬들에게 소개할 수 있었으며, 큰 흐름을 맞추어가며 양 게임의 팬들이 서로 교류하는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실제 외국에서는 MtG를 다루는 게임 공간들에서 D&D 게임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게임을 즐겨온 플레이어들과 함께 이니스트라드를 배경으로 한 “스트라드의 저주”나, 익살란을 배경으로 하는 “절멸의 무덤”을 해보는 것은 익숙한 모험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맛보는 좋은 기회가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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