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 칼럼6: D&D의 세계들(6) 다크 선

안녕하십니까? DKSA입니다. 저희는 이번 후원 기간 종료 이후 오늘부터 매주 월, 목요일 2회에 걸쳐 칼럼을 정기 연재할 예정입니다. 다시 한 번, 후원 기간 보여주신 기대와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연재 재개의 첫 순서로, 저희는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판타지 세계, 다크 선(Dark Sun)에 대해 소개해 드리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소개 순서

포가튼 렐름즈(the Forgotten Realms)

레이븐로프트(Ravenloft)

에버론(Eberron)

그레이호크(Greyhawk)

드래곤랜스(Dragonlance)

다크 선(Dark Sun)

스펠잼머(Spelljammer)와 플레인스케이프(Planescape)

라브니카(Ravnica)와 매직: 더 개더링의 세계들

다른 세계의 가능성

모든 것이 불타고 난 자리

다크 선은 전형적인 판타지 세계와는 몹시 거리가 멉니다. 물론 이미 다양한 판타지 세계가 등장하며 “전형적인” 세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갈리겠지만, 어느 쪽이든 다크 선의 세계인 아타스(Athas)를 본다면 일반적인 판타지와 거리가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대지는 황량하고, 숲 따위는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검과 갑옷을 만들 수 있는 금속 자체가 대단히 희귀합니다. 무엇보다 일반적인 판타지와 다른 점은 이 세계에 “마법”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선과 악의 투쟁은 이미 세계에서 거의 의미가 없습니다. 생존을 위한 하루하루의 투쟁만으로도 벅찰 지경이기 때문입니다. 실낱같은 도덕과 선의 힘을 붙들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영웅들 뿐입니다.

황폐해진 대지 위에서 하루하루 목숨을 건지기 위해 살아가며, 도덕 따위와는 아무 관계없는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매드 맥스”나 “폴아웃”에서 볼 수 있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이야기 그대로입니다. 몇 남지 않은 공동체는 극도로 폐쇄적이며, 잔혹한 독재자들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습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장르를 보다 세분화해 보자면, 다크 선은 “자원 고갈형 아포칼립스”와 “대재난형 아포칼립스”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때 풍족하고 아름다웠던 세계가 자원 고갈과 거대한 사건으로 인해 완전히 망가지고 난 이후를 다루고 있는 것입니다. 태양조차 식어버렸고, 한 방울 물을 구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목숨조차 빼앗을 수 있는 모든 것이 불타버린 세계가 바로 다크 선의 배경인 아타스입니다.

아티스의 지도
다크 선의 출판 역사

다크 선은 1991년 AD&D 2nd의 캠페인 세계로 처음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다크 선은 1989년 발매된 스펠잼머에 이어, D&D 세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시험해 보려는 시도 중 하나였습니다. D&D를 기반으로 스페이스 판타지를 선보이려 한 스펠잼머에 이어, D&D를 기반으로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를 선보이려 한 결과였던 것입니다. 1991년 TSR은 다크 선의 발매와 동시에 “완전한 사이오닉 안내서(Complete Psionic Handbook)”을 발매했습니다. 사이오닉은 다크 선에 있어서 중요한 테마 중 하나였기 때문에, 사이오닉에 관련된 책이 등장할 때마다 다크 선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은 필연적인 결과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다크 선은 1991년부터 1996년까지 5년간 총 30여권에 달하는 추가 규칙과 모험을 출판했습니다. 이 양은 그레이호크와 포가튼 렐름즈를 제외하면 AD&D 2nd의 세계 중에서는 가장 많은 것입니다. (심지어 드래곤랜스보다 많습니다.) 그만큼 다크 선은 AD&D 팬들에게 신선한 놀라움을 주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초에는 티르(Tyr) 지역만을 중심으로 펼쳐진 캠페인 역시 점차 확장되어 우릭(Urik)을 포함한 다른 지역들도 등장했습니다. 죽음의 땅(the Deadlands), 퇴적해(the Sea of Silt) 등이 드러나며 아타스의 황폐한 모습이 더욱 돋보이게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대황야 너머 산맥 건너에 아직 살아있는 숲이 있다는 사실도 알려졌습니다.

뮬(Mul) 리쿠스(Rikus)

다크선은 높은 인기를 배경으로 (당시 TSR과 협력하던) SSI를 통해 PC게임으로도 발매된 바 있습니다. 두 편의 PC 게임 모두 티르 지방을 중심으로 하는 반란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1997년 D&D가 위저드 오브 더 코스트(Wizards of the Coast: 이하 WotC)에 매각되고, 한동안 다크 선의 공식 지원은 중단되었습니다. 물론 완전히 중단된 것은 아니며, 드래곤 매거진(Dragon Magazine)이나 던전 매거진(Dungeon Magazine)을 통해 관련된 정보가 조금씩 공개되는 정도였던 것입니다. 특히나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다크 선은 그 시작부터 사이오닉과 밀접한 연관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사이오닉에 관련된 추가 규칙이 등장하며 다크 선을 언급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3판/3.5판 시절이 종료될 때까지 다크 선이 독립된 배경 서적으로 출판된 적은 없습니다. 사이오닉에 관련된 서적인 “확장된 사이오닉 안내서(Expanded Psionic Handbook)”에서 다크 선의 상징적인 종족들인 스리 크린(Thri Kreen)과 하프 자이언트(Half Giants)가 나왔고, 사이오닉 클래스들이 소개된 것을 시작으로, 3.5판의 “완전한 사이오닉(Complete Psionic)”에서도 그와 관련된 정보가 소개되었습니다. 그러나 정식 배경은 없었기 때문에, 다크 선의 팬들은 팬 사이트와 독자 설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확장시켜 나가고 있었습니다.

스리 크린(Thri Kreen)

사실 이것은 AD&D 말기에 이루어진 다크 선 소설들에서의 이야기 진행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AD&D 시절 다크 선은 추가 규칙들을 출간하며 계속 세계 그 자체의 이야기를 진행시켜 나갔습니다. 그중 다크 선의 주요 작가인 트로이 데닝스(Troy Dennings)가 집필한 “다섯 프리즘(the Prism Pentad)” 시리즈는 주인공 일행들이 티르의 소서러 킹인 칼락(Kalak)을 쓰러트리고 티르를 독립된 자유도시로 만드는 한편, 최강의 소서러 킹이자 최초의 아타시언 드래곤이 되려 했던 보리스(Borys)와 결전을 벌이는 단계까지 진행되어 버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소서러 킹들이 죽음을 맞았고, 세계는 돌이킬 수 없이 변화되었습니다. 최종권인 “하늘색 폭풍(Celurean Storm)”에서는 다크 선에 최초로 희망이 찾아오는 단계까지 이야기가 진행되었고, 이 지점에서 세계는 열린 결말을 맞았습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주제가 완결되는 시점에서 이야기가 끝났기 때문에, 팬들이 제대로 이어받기 어려워졌던 것입니다.

심장나무 창을 맞고 죽는 소서러 킹 칼락

D&D가 4판으로 넘어가고 3년이 지난 2010년, WotC는 새로운 세계 배경으로 다크 선을 부활시킬 것임을 선언했습니다. 4판에서의 다크 선은 세계를 “다섯 프리즘” 도중 시점으로 되돌려 게임의 무대로 삼았습니다. 티르의 소서러 킹이 의문스러운 죽음을 맞이한 직후가 바로 4판의 공식 시작 시점이 된 것입니다. 세계가 변화의 가능성을 맞이한 직후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돌려 시작 시점으로 삼은 것은 마치 3.5판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에버론이 최종전쟁 직후의 시점으로 시작 시점을 고정시킨 것과 유사하다 할 수 있습니다.


트로이 데닝스의 '다섯 프리즘' 연작 (출처: 키너북스)

4판 배경의 다크 선은 공식 배경과 2권의 추가 규칙을 출판했고, 이 3권을 통해 아타스의 여러 도시들 및 다크 선 특유의 크리쳐들과 일부 소서러 킹들의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현재의 다크 선

지금까지 소개드린 다섯 세계들과 달리, 다크 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