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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 칼럼6: D&D의 세계들(6) 다크 선

안녕하십니까? DKSA입니다. 저희는 이번 후원 기간 종료 이후 오늘부터 매주 월, 목요일 2회에 걸쳐 칼럼을 정기 연재할 예정입니다. 다시 한 번, 후원 기간 보여주신 기대와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연재 재개의 첫 순서로, 저희는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판타지 세계, 다크 선(Dark Sun)에 대해 소개해 드리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소개 순서

포가튼 렐름즈(the Forgotten Realms)

레이븐로프트(Ravenloft)

에버론(Eberron)

그레이호크(Greyhawk)

드래곤랜스(Dragonlance)

다크 선(Dark Sun)

스펠잼머(Spelljammer)와 플레인스케이프(Planescape)

라브니카(Ravnica)와 매직: 더 개더링의 세계들

다른 세계의 가능성

모든 것이 불타고 난 자리

다크 선은 전형적인 판타지 세계와는 몹시 거리가 멉니다. 물론 이미 다양한 판타지 세계가 등장하며 “전형적인” 세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이견이 갈리겠지만, 어느 쪽이든 다크 선의 세계인 아타스(Athas)를 본다면 일반적인 판타지와 거리가 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대지는 황량하고, 숲 따위는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검과 갑옷을 만들 수 있는 금속 자체가 대단히 희귀합니다. 무엇보다 일반적인 판타지와 다른 점은 이 세계에 “마법”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선과 악의 투쟁은 이미 세계에서 거의 의미가 없습니다. 생존을 위한 하루하루의 투쟁만으로도 벅찰 지경이기 때문입니다. 실낱같은 도덕과 선의 힘을 붙들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영웅들 뿐입니다.

황폐해진 대지 위에서 하루하루 목숨을 건지기 위해 살아가며, 도덕 따위와는 아무 관계없는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매드 맥스”나 “폴아웃”에서 볼 수 있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이야기 그대로입니다. 몇 남지 않은 공동체는 극도로 폐쇄적이며, 잔혹한 독재자들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습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장르를 보다 세분화해 보자면, 다크 선은 “자원 고갈형 아포칼립스”와 “대재난형 아포칼립스”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때 풍족하고 아름다웠던 세계가 자원 고갈과 거대한 사건으로 인해 완전히 망가지고 난 이후를 다루고 있는 것입니다. 태양조차 식어버렸고, 한 방울 물을 구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목숨조차 빼앗을 수 있는 모든 것이 불타버린 세계가 바로 다크 선의 배경인 아타스입니다.

아티스의 지도
다크 선의 출판 역사

다크 선은 1991년 AD&D 2nd의 캠페인 세계로 처음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다크 선은 1989년 발매된 스펠잼머에 이어, D&D 세계의 새로운 가능성을 시험해 보려는 시도 중 하나였습니다. D&D를 기반으로 스페이스 판타지를 선보이려 한 스펠잼머에 이어, D&D를 기반으로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를 선보이려 한 결과였던 것입니다. 1991년 TSR은 다크 선의 발매와 동시에 “완전한 사이오닉 안내서(Complete Psionic Handbook)”을 발매했습니다. 사이오닉은 다크 선에 있어서 중요한 테마 중 하나였기 때문에, 사이오닉에 관련된 책이 등장할 때마다 다크 선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은 필연적인 결과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다크 선은 1991년부터 1996년까지 5년간 총 30여권에 달하는 추가 규칙과 모험을 출판했습니다. 이 양은 그레이호크와 포가튼 렐름즈를 제외하면 AD&D 2nd의 세계 중에서는 가장 많은 것입니다. (심지어 드래곤랜스보다 많습니다.) 그만큼 다크 선은 AD&D 팬들에게 신선한 놀라움을 주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최초에는 티르(Tyr) 지역만을 중심으로 펼쳐진 캠페인 역시 점차 확장되어 우릭(Urik)을 포함한 다른 지역들도 등장했습니다. 죽음의 땅(the Deadlands), 퇴적해(the Sea of Silt) 등이 드러나며 아타스의 황폐한 모습이 더욱 돋보이게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대황야 너머 산맥 건너에 아직 살아있는 숲이 있다는 사실도 알려졌습니다.

뮬(Mul) 리쿠스(Rikus)

다크선은 높은 인기를 배경으로 (당시 TSR과 협력하던) SSI를 통해 PC게임으로도 발매된 바 있습니다. 두 편의 PC 게임 모두 티르 지방을 중심으로 하는 반란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1997년 D&D가 위저드 오브 더 코스트(Wizards of the Coast: 이하 WotC)에 매각되고, 한동안 다크 선의 공식 지원은 중단되었습니다. 물론 완전히 중단된 것은 아니며, 드래곤 매거진(Dragon Magazine)이나 던전 매거진(Dungeon Magazine)을 통해 관련된 정보가 조금씩 공개되는 정도였던 것입니다. 특히나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다크 선은 그 시작부터 사이오닉과 밀접한 연관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사이오닉에 관련된 추가 규칙이 등장하며 다크 선을 언급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3판/3.5판 시절이 종료될 때까지 다크 선이 독립된 배경 서적으로 출판된 적은 없습니다. 사이오닉에 관련된 서적인 “확장된 사이오닉 안내서(Expanded Psionic Handbook)”에서 다크 선의 상징적인 종족들인 스리 크린(Thri Kreen)과 하프 자이언트(Half Giants)가 나왔고, 사이오닉 클래스들이 소개된 것을 시작으로, 3.5판의 “완전한 사이오닉(Complete Psionic)”에서도 그와 관련된 정보가 소개되었습니다. 그러나 정식 배경은 없었기 때문에, 다크 선의 팬들은 팬 사이트와 독자 설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확장시켜 나가고 있었습니다.

스리 크린(Thri Kreen)

사실 이것은 AD&D 말기에 이루어진 다크 선 소설들에서의 이야기 진행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AD&D 시절 다크 선은 추가 규칙들을 출간하며 계속 세계 그 자체의 이야기를 진행시켜 나갔습니다. 그중 다크 선의 주요 작가인 트로이 데닝스(Troy Dennings)가 집필한 “다섯 프리즘(the Prism Pentad)” 시리즈는 주인공 일행들이 티르의 소서러 킹인 칼락(Kalak)을 쓰러트리고 티르를 독립된 자유도시로 만드는 한편, 최강의 소서러 킹이자 최초의 아타시언 드래곤이 되려 했던 보리스(Borys)와 결전을 벌이는 단계까지 진행되어 버렸습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소서러 킹들이 죽음을 맞았고, 세계는 돌이킬 수 없이 변화되었습니다. 최종권인 “하늘색 폭풍(Celurean Storm)”에서는 다크 선에 최초로 희망이 찾아오는 단계까지 이야기가 진행되었고, 이 지점에서 세계는 열린 결말을 맞았습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주제가 완결되는 시점에서 이야기가 끝났기 때문에, 팬들이 제대로 이어받기 어려워졌던 것입니다.

심장나무 창을 맞고 죽는 소서러 킹 칼락

D&D가 4판으로 넘어가고 3년이 지난 2010년, WotC는 새로운 세계 배경으로 다크 선을 부활시킬 것임을 선언했습니다. 4판에서의 다크 선은 세계를 “다섯 프리즘” 도중 시점으로 되돌려 게임의 무대로 삼았습니다. 티르의 소서러 킹이 의문스러운 죽음을 맞이한 직후가 바로 4판의 공식 시작 시점이 된 것입니다. 세계가 변화의 가능성을 맞이한 직후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돌려 시작 시점으로 삼은 것은 마치 3.5판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에버론이 최종전쟁 직후의 시점으로 시작 시점을 고정시킨 것과 유사하다 할 수 있습니다.


트로이 데닝스의 '다섯 프리즘' 연작 (출처: 키너북스)

4판 배경의 다크 선은 공식 배경과 2권의 추가 규칙을 출판했고, 이 3권을 통해 아타스의 여러 도시들 및 다크 선 특유의 크리쳐들과 일부 소서러 킹들의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현재의 다크 선

지금까지 소개드린 다섯 세계들과 달리, 다크 선은 아직 D&D 5판에서 정식으로 언급된 바가 없습니다. 파헤쳐진 신비(Unearthed Arcana: 이하 UA) 중 사이오닉을 다루었던 부분들에서 언급된 것 뿐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5판의 다크 선을 기대하는 사람들은 많이 있습니다. 1991년 공개된 이래, 사이오닉은 D&D에 있어서 사실상 빠질 수 없는 선택지였습니다. 무엇보다 마인드 플레이어(Mind Flayer) 등의 주요 악역 종족들이 사이오닉을 다루는 이상, 언젠가는 5판에서도 사이오닉을 사용할 수 있게 되리라 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현재 UA에서는 사이오닉 클래스인 미스틱(Mystic)을 테스트 중에 있습니다. 가능한 배경 서적의 수를 억제하고 있는 5판의 정책 상 다크 선이 독립된 배경 서적으로 출판될 것이라고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에버론처럼 웹 공개되거나 “솔트마쉬의 유령(Ghost of Saltmarsh)”에서 그레이호크가 다루어진 것처럼 모험을 통해 소개되리라는 기대는 꾸준히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아타스의 역사

여기서 소개해 드리는 역사는 4판 설정을 기준으로 다시 만들어진 것임을 밝힙니다. 과거 AD&D판 역사와는 몇몇 지점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과거 아타스의 태양이 청색으로 빛나던 아름다운 시절이 있었습니다. 티라기(Tyr’agi)의 선주민족은 자연을 완벽하게 다루었고, 아타스의 하늘을 맴도는 두 달의 주기를 바탕으로 달력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들 선주민족 중 일부는 자연을 잘못된 방법으로 다루기 시작했고, 자연 왜곡자(Nature-Bender)가 되었습니다. 자연 왜곡자들 중에는 최초로 원소의 힘을 받드는 클레릭들도 있었습니다.

자연 왜곡자들과 본래 선주민족과의 전쟁은 아름다웠던 아타스의 대지와 바다를 오염시켰습니다. 그 결과, 선주민족의 자연 대가들은 오염된 바다를 원래대로 되돌리기 위해 아타스의 태양에서 힘을 끌어냈습니다. 이 대격변으로 인해 선주민족의 문명은 완전히 멸망하고, 태양은 청색에서 황색으로 변했습니다. 새로운 종족들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녹색 시대가 시작된 것입니다.

녹색 시대의 아타스는 아마도 페이룬이나 플라네스의 모습과 큰 차이가 없었을 것입니다. 황색 태양은 여전히 세상에 온기를 주었고, 바다와 대지는 여전히 생명을 품고 있었습니다.

녹색 시대, 라자트(Rajaat)라는 위대한 마법사가 있었습니다. 라자트는 선주민족의 유적을 연구한 끝에 강력한 마법의 원리를 발견했습니다. 그는 이 원리를 보존 마법(Preserving Magic)이라 이름했고, 찾아오는 이들에게는 누구에게나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러나 한편, 비밀리에 몇몇 “인간” 제자들에게는 훼손 마법(Defiling Magic)의 힘을 알려 주었습니다.

보존 마법과 훼손 마법의 원리는 기본적으로 동일합니다. 아타스의 세계에서, 마법은 세상 어디에나 있는 기본적인 마법력을 끌어 쓰는 것이 아니라 바로 사물의 생명력을 끌어 쓰는 것입니다. 보존 마법은 생명을 파괴할 정도로는 힘을 끌어 쓰지 않는 마법이지만, 훼손 마법은 주변 만물의 생명력을 무차별로 빨아들여 사용하는 것입니다.

라자트가 왜 하필 “인간” 제자들 중 정해진 자들에게만 훼손 마법을 알려주었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라자트는 이렇게 훼손 마법을 가르친 제자들을 “용사(Champion)”로 삼았고, 각 제자들에게 하나씩의 종족을 전멸시키라 명령했습니다. 이후 천년간 정화 전쟁이 벌어졌고, 코볼드, 오우거, 노움, 오크, 고블린 따위의 종족들이 전쟁 기간 동안 완전히 멸종했습니다.

라자트의 용사들이 마구잡이로 휘두른 훼손 마법의 힘 때문에, 아타스의 자연은 돌이킬 수 없이 파괴되었습니다. 그리고 정화 전쟁 도중, 용사들은 스승 라자트의 진정한 목적을 알게 됩니다. 라자트는 정화가 모두 끝난 다음 인간마저도 완전히 멸종시키고, 아타스를 다시 선주종족, 즉 하플링에게 되돌려 줄 생각이었던 것입니다. 당시 이미 하플링들은 문명을 잃어버린 채 부족 단위로 황야에서 살아가던 식인종으로 전락한 상태였습니다.

다크 선의 하플링

에베의 보리스(Borys)를 선두로 한 용사들 일부는 스승을 배반하고 전쟁을 일으켰고, 여전히 스승 편에 선 자들과도 싸움을 벌였습니다. 결국 배반자들이 승리했고, 라자트는 무저갱(the Hollow)에 감금당하는 운명이 되었습니다. 보리스는 어둠 렌즈(Dark Lens)라는 유물의 힘을 빌어 훼손 마법사가 도달할 수 있는 궁극의 경지에 도달했습니다. 아타시안 드래곤이 된 것입니다. 그는 언젠가 풀려날지도 모르는 스승 라자트의 감옥을 지키는 간수가 되었습니다.

이후, 스승을 감금한 자들은 스스로를 소서러 킹이라 부르며 황폐해진 아타스를 나누어 가졌습니다.

소서러 킹들은 서로를 의심하며 질투했기 때문에, 서로간에도 분쟁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거인의 도살자 드레고스가 보리스의 뒤를 이어 진정한 용이 되기 직전, 다른 소서러 킹들에 의해 살해당했던 적도 있습니다. 물론 드레고스는 죽음 이후에도 언데드로 부활했습니다. 보리스는 라자트를 감금해 두기 위해, 모든 소서러 킹들에게 매년 1천명씩의 노예를 바치라고 하고 있습니다. 그 생명력을 빨아들여 감옥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무저갱에서 라자트의 감옥을 감시하는 보리스
오늘날의 아타스

아타스는 황폐하기 이를데 없는 땅입니다. 생명의 근원인 물과 식량은 모두 몹시 희귀합니다. 물이 나는 몇 안되는 오아시스는 모두 소서러 킹들의 손아귀에 있습니다. 소서러 킹들은 신에 필적하는 힘을 지니고 있으며, 자신에게 충성하는 템플러(Templar)와 사제들에게 마법의 힘을 허락하여 노예들을 가혹하게 통치합니다.

사막과 황야를 여행하는 일은 지극히 위험합니다. 거대한 벌레들이 지하에서 도사리고 있다가 움직임을 감지하면 즉시 튀어나와 살아있는 것은 무엇이든 먹어치웁니다. 물과 식량이 없어도 오랫동안 버틸 수 있는 도마뱀들 역시 무리지어 돌아다닙니다. 운이 없다면 그 도마뱀들 위해 흉폭한 하플링들이 타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들만이 문제는 아닙니다. 아타스는 마법의 힘을 위해 생명력을 빨아들여야 하는 대신, 사이오닉이 널리 퍼져 있습니다. 아타스 사막의 선인장은 그 사이오닉의 힘으로 주변의 생명체를 끌어들이며, 잡아먹고 나서는 좀비로 만들어 부리기도 합니다. 땅을 파헤치고 모습을 드러낸 두더지조차 사이오닉의 힘을 지니고 있을지도 모르는 곳이 바로 아타스입니다.

이 세계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은 모두 누군가의 노예입니다. 소서러 킹의 영지에서 살아가는 이들은 하루하루 고된 노역으로 고통받으며 살아갑니다. 이들에게 낙이라고는 가끔씩 투기장에서 벌어지는 죽고 죽이는 싸움을 구경하는 것 정도입니다. 금속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세계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무기는 뼈와 돌로 이루어집니다. (나무 역시 희귀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금속으로 된 검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소서러 킹의 은총을 받는 템플러 정도의 지위임을 의미합니다. 흑요석으로 만든 칼을 쥐고, 뼈로 엮은 갑옷을 입은 검투사는 템플러들이 사이오닉으로 복종시켜 투기장에 데려온 끔찍한 괴물들과 목숨을 걸고 싸웁니다.

저마다 정확한 목적은 다르지만, 모든 소서러 킹들은 무자비하며 자신들의 마법을 위해 평범한 사람들을 착취합니다. 그리고 이 끔찍한 세계에서 역시 아주 일부이긴 하지만, 이러한 소서러 킹들의 압제에 저항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티르의 소서러 킹이 수상한 집단과 맞싸운 끝에 심장나무 창(Heartwood Spear)에 의해 파멸을 맞이했다고 합니다. 다크 선을 배경으로 모험을 시작하는 영웅들은 바로 이러한 자유의 투사들입니다. 아무런 희망도 보이지 않는 곳이기 때문에 더욱 이들의 싸움이 고귀하게 보이는 것입니다.

다크 선의 특징

다크 선 게임을 시작하기 전, 던전 마스터는 다크 선과 다른 세계들 사이의 차이를 명확하게 알려주는 편이 좋습니다. 그만큼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종족들

다크 선은 정화 전쟁 시기 수많은 종족이 멸종당했지만, 여러 종족이 정화를 피해 살아 남기도 했습니다. 현재 티르에서 가장 많은 것은 단연 인간이지만, 엘프와 드워프들 역시 살아남았습니다. 아타스의 엘프는 사막의 유목민이며, 드워프는 집착증을 앓고 있는 민족입니다. 아까 이야기했듯, 아타스의 하플링은 격렬하고 흉폭한 야만 종족으로, 청색 시대의 선주민족으로서 살았던 기억은 이미 사라지고 없습니다. 인간과 엘프가 있으니만큼 하프 엘프가 존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지만, 다크 선의 특이한 점은 뮬(Mul)이라는 하프 드워프가 있다는 것입니다. 뮬은 어마어마한 체력을 지닌 종족으로, 선천적으로 전신에 털이 하나도 없습니다. 과거 아타스는 티플링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사막 건너 악마를 숭배하는 자들 사이에서 일부 존재한다고도 합니다. 아타스의 드래곤본인 드레이(Dray)는 언데드 드래곤 드레고스의 실험 결과 만들어진 피조물입니다. 물론, 플레이어즈 핸드북의 종족 외에도 아라코크라나 스리 크린 등, 몬스터 매뉴얼의 종족들 여럿도 여전히 아타스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 종족들 상당수는 사이오닉의 힘을 얻거나, 아타스에 걸맞게 모습이 변화하였습니다.

클래스

다크 선에는 정확한 의미에서 클레릭과 팔라딘이 없습니다. 아타스의 신들은 모두 청색 시대 이전에 시원자(Primordial)들과의 전쟁에서 패배해 죽어버렸거나 떠났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과거 자연 왜곡자의 전통을 따라 원소의 힘을 통해 클레릭의 주문을 사용하는 경우나, 소서러 킹에게 복종의 맹세를 하고 그 댓가로 팔라딘의 힘을 쓰는 경우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소서러, 워락, 위저드의 경우는 아타스에서 공포와 의심을 받기 일쑤입니다. 정화 전쟁 당시 이미 훼손 마법의 공포가 널리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비록 보존 마법만을 사용한다 해도, 마법사가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사람들에게 공포와 경악을 불러 일으킵니다. 또한 소서러 킹들은 “마법사”들이 곧 자신의 라이벌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므로 더욱 가혹하게 탄압하는 편입니다. 드루이드는 아타스에 몇 남지 않은 생명의 힘을 지키는 가혹한 수호자들입니다. 멸망한 하플링 문명의 후예 중에서도 일부 드루이드들이 있습니다. 다른 모든 클래스들 중에서, 어쩌면 레인저의 유일한 희망이 아타스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아타스의 자연은 가혹하기 때문입니다. 아타스의 레인저는 모래바람에서 살아남을 장소를 알고 있으며, 어떻게든 사막에서 한 모금의 물을 얻고 먹을 수 있는 전갈이나 벌레가 무엇인지 골라내는 법을 익힌 자들이기 때문입니다.

사이오닉

과거 AD&D 시절, 다크 선에서 게임을 시작하는 모든 캐릭터는 최소한 하나 이상의 사이오닉을 익힐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아타스는 사이오닉이 널리 흔하게 퍼져 있었다는 것입니다. 비록 3판~5판으로 점차 D&D가 모습을 달리하며 캐릭터의 제작법도 달라져 더이상 그런 방식으로 사이오닉을 얻을 수는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다크 선 게임을 하면서 사이오닉을 언급하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현재 WotC는 UA를 통해 사이오닉 클래스인 “미스틱”을 테스트 중에 있습니다.

미스틱

UA에서 공개되어 테스트 중인 미스틱은 소마법(Cantrip)과 유사한 형태로 무한정 사용할 수 있는 사이오닉인 재능(Talent)과, 사이 점수(Psi Point)를 소비해서 시전해야 하는 기법(Discipline)들을 구사합니다. 또한 미스틱은 결사(Order)라는 하위클래스를 지닙니다. 현재 테스트중인 것은 화신의 결사(Order of the Avatar), 각성자의 결사(Order of the Awakened), 불멸자의 결사(Order of the Immortal), 유목의 결사(Order of the Nomad), 영단검의 결사(Order of the Soul Knife), 무선(巫仙)의 결사(Order of Wu Jen) 등입니다. 현재 공개된 미스틱의 여러 결사들은 과거 사이오닉 클래스들을 옮겨 온 것들과, 새로이 만들어진 것들이 혼재되어 있습니다. 이중 몇몇은 다크 선의 분위기와도 충분히 어울리므로, 이들이 공개되면서 다크 선에 관련된 내용이 조금 더 공개되길 바라는 것이 다크 선 팬들의 염원입니다.

다크 선을 추천하는 이유

다크 선은 D&D를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보는 기회를 제공해 줍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암울하고 황폐한 세계는 그만큼 영웅들의 행동을 고결한 것으로 보이게 해 줍니다. 정의라는 말이 의미를 잃고 자유가 무엇보다 사치스러운 것인 세계에서, 플레이어들의 행동은 더욱 처절하고 비극적인 영웅담을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다크 선의 배경은 “익숙한 것을 비트는” 즐거움을 줍니다. 금속이 희귀하다는 설정만으로도 많은 것이 변합니다. 다크 선에서는 금속을 이용한 화폐가 없습니다. 모든 거래는 물물 교환이 기본이며, 매우 큰 상단에서나 도마뱀 가죽을 문서로 만들어 주고 받습니다. 다크 선의 팔라딘인 템플러는 소서러 킹의 하수인들이며, 주인의 명에 따라 잔혹한 행동을 서슴치 않습니다. 그 대가로 이들은 희귀하기 이를데 없는 “금속 무기”나 “갑옷”을 얻는 것입니다. 어느날 템플러가 양심의 가책에서 눈을 뜬다면, 그 파장은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또한, 마냥 황폐하고 암울하기만 한 다크 선의 세계에서 실낱같은 희망을 찾아가는 이야기 역시 색다른 즐거움을 줄 수 있습니다. 다크 선 설정 곳곳에는 이러한 “작은 희망”들이 들어 있습니다. 훼손 마법의 궁극에 이르면 드래곤이 되는 것처럼, 보존 마법의 궁극에 오르면 변화한다는 존재인 아반지언(Avangion)에 대한 전설이 내려오기도 합니다. 리저드포크는 정화 전쟁 당시 전멸당했다고 알려져 있지만, 들려오는 소문에 의하면 숨겨진 어딘가에 사우리언(Saurian)들이 존재한다고도 합니다. 사막을 방랑하는 상단 사이에는 하늘빛 폭풍이 메마른 사막에 비를 흩뿌린다는 소문 역시 들려옵니다.

여러분이 평범한 D&D 판타지 세계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면, 다크 선을 선택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어두운 세계일수록, 빛은 더 환하게 비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맺으며

지난 후원 기간을 종료하며, 저희 DKSA는 다시 전체 회의를 가지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저희가 모두 공감한 것은, 이번 성공이 저희에게 큰 책임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는 점입니다. 저희는 프로젝트를 공개하며, 후원 기간이 종료한 이후에도 저희가 꾸준히 칼럼을 공개하고, D&D의 역사와 앞날을 이야기하며, D&D를 즐기는 모든 분들을 위해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한다는 점을 말씀드렸습니다. 이러한 초심이 변한다면 이번 후원에서 그처럼 많은 기대를 보여주신 여러분들을 실망시켜 드리는 결과가 될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저희에게는 후원에 참여해 주신 분 들 뿐 아니라 D&D에 관심을 가져 주시는 모든 분들이 소중한 플레이어들입니다. 따라서 저희는 가능한 모든 이야기를 공개하여 들리고자 합니다. 한편, 후원을 통해 저희가 계속 대담하게 프로젝트를 계속해 나갈 수 있게 해 주신 분들에게도 그러한 후원이 아깝게 느껴지지 않도록 해 드릴 의무 역시 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희는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동시에, 저희가 제공해 드린 것들을 더 유용하게 활용하는 방법 역시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이러한 내용은 후원 배송 기간이 모두 종료된 이후는 저희 홈페이지를 중심으로 공개될 예정이니, 저희 홈페이지에 보다 관심을 가져 주시길 바랍니다.

또한, 저희는 파트너인 TRPG Club과도 이야기를 나누며 앞으로 D&D 관련 품목을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도 논의하고 있습니다. 저희에게는 유통에 관련된 권한이 없지만, 가능하면 더 많은 플레이어 분들에게 D&D를 접하게 해드리고 싶다는 마음만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정기 칼럼 외에도 D&D의 일반 공개나 배송에 관련된 정보가 있을 경우 계속 알려드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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