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D 칼럼2: D&D의 세계들(2) 레이븐로프트

지난번 연재에서는 D&D 5판의 공식 배경 세계인 포가튼 렐름즈에 대해 소개해 드렸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D&D 5판의 여러 공식 모험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명작으로 여겨지는 스트라드의 저주(the Curse of Strahd)의 배경 세계이기도 한 레이븐로프트(Ravenloft)에 대해 다뤄 보도록 하겠습니다.


소개 순서

  1. 포가튼 렐름즈(the Forgotten Realms)

  2. 레이븐로프트(Ravenloft)

  3. 에버론(Eberron)

  4. 그레이호크(Greyhawk)

  5. 드래곤랜스(Dragonlance)

  6. 기타 세계들



레이븐로프트의 역사

사실, 레이븐로프트가 본래부터 하나의 배경 세계로 여겨지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레이븐로프트는 1983년, 배경과 관계없이 즐길 수 있도록 고안된 개별 모험인 I6 Ravenloft로 시작되었습니다. 이 모험의 저자는 유명한 배경 세계인 드래곤랜스(Dragonlance)의 작가 중 하나이기도 한 트레이시 힉맨과 그 아내 로라 힉맨이었으며, 그래서 기존의 모험들보다도 굉장히 풍부한 이야기와 배경담을 담고 있었습니다.


레이븐로프트는 어느 세계에서나 시작할 수 있는 모험으로, 마스터는 본래 자기 팀의 캠페인 진행 도중에 언제라도 일행을 안개 속 어둠의 세계로 데려갈 수 있었습니다. 평소와 다를바 없이 여행길을 다니던 중 깊은 안개 속을 헤매다 보면, 스산한 분위기의 마을이 나타나며 저 멀리 산 위에 서 있는 거대한 성이 보이는 것입니다. 일행은 생전 처음 들어보는 바로비아(Barovia)라는 마을에 도착해, 그 영지의 지배자인 뱀파이어 백작 스트라드 폰 자로비치(Strahd von Zarovich)에 맞서야 합니다. 백작은 지금까지 등장했던 D&D의 악역들과는 매우 다른 인물로, 귀족적이며 점잖은 한편 여태까지의 최종보스들과 달리 매우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플레이어 일행을 괴롭히고 자신의 목적을 추구하는 존재였습니다. 그는 오래전 자기 동생의 연인이었던 타티아나(Tatyana)를 사랑했으나, 질투와 분노로 인해 그녀를 죽게 하고 말았습니다. 그 이후, 스트라드 백작은 이 크나큰 죄악으로 인해 어둠의 권세에 선택받았고, 불사의 존재가 되어 영원히 영지를 헤매이며 타티아나의 환생을 찾아 자신의 신부로 맞으려 하는 것입니다. 일행은 백작에 맞서 타티아나의 환생인 이리나(Ireena)를 지키며, 자신들의 세계로 돌아가려고 몸부림치게 됩니다. 그러나, 레이븐로프트를 빠져 나가는 것은 요원하기만 합니다.


바로 이 부분에서, 앞으로도 이어질 레이븐로프트의 기본적인 개념들이 탄생했습니다.


레이븐로프트는 어느 세계에나 이어질 수 있으며, 일행은 길을 헤매다가 레이븐로프트 속에 들어가게 됩니다.


레이븐로프트는 여러 영지로 이루어져 있고, 각 영지들마다 존재하는 암흑군주(Darklord)의 죄악으로 인해 독특한 특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꼭 암흑군주가 그 영지의 지배자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둠의 권세(the Dark Power)는 레이븐로프트에 들어선 존재 중 크나큰 죄악을 지은 자를 선택해 암흑군주로 만듭니다.


한번 이 세계에 발을 들인 자는, 결코 빠져나갈 수 없습니다.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레이븐로프트 모험은 3년 후 후속작인 그리폰 언덕의 집(the House on the Gryphon Hill)로 이어집니다. 그리폰 언덕의 집에서는 스트라드 백작 외의 다른 암흑군주들이 처음으로 등장하며, 레이븐로프트가 단순히 바로비아 뿐 아니라 다른 영지들로 이루진 거대한 세계임이 드러났습니다.


제2의 암흑군주였던 리치 아잘린 렉스(Azalin Rex) 이후, D&D의 여러 배경세계에서 등장헀던 다양한 악당들이 레이븐로프트에 빠져 암흑군주로 등장했습니다. 개중에는 드래곤랜스의 인기 등장인물이자 최초의 데스나이트인 소스 경(Lord Soth)도 있었고, 그레이호크에서 등장했던 비밀의 신 베크나(Vecna)도 있었습니다. 이 악당들은 각자의 이유로 레이븐로프트에 들어와, 어둠의 권세에 의해 암흑군주로서 자신의 영지를 받게 된 것입니다. 암흑군주들은 크나큰 죄악을 지니고 엄청난 열망을 품고 있으나, 레이븐로프트에서는 결코 자신의 열망을 이루지 못합니다. 스트라드 백작은 자신의 비틀린 사랑을 영원히 이루지 못하며, 아잘린 렉스는 아들을 되살리고자 하나 새로운 마법을 배울 수 없는 몸이 되었습니다. 이처럼 레이븐로프트는 암흑군주들의 감옥이자 처벌 그 자체이며, 모험자인 일행은 레이븐로프트에 들어와 이들에 맞서는 처벌이 되거나, 회개를 하게 하거나, 심지어는 일행 중 누군가가 어둠의 권세에 선택받아 암흑군주가 될 수도 있습니다.


레이븐로프트는 1990년, “공포의 세계(Realms of Dread)”가 되어 정식으로 배경 세계 중 하나로 인정받게 됩니다. 용감하고 강력한 모험자들이 악당들을 쓰러트리고 결국 자신의 임무를 달성하게 되는 기존의 모험들과 달리, 음산한 고딕 공포 분위기의 세계 속에서 어둠의 권세가 끼치는 영향으로 점차 죄악에 물들어가는 레이븐로프트의 분위기는 D&D에 새로움을 더했습니다.


레이븐로프트는 이후 꾸준히 새로운 판본으로 다시금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1990년대 말 D&D의 판권이 TSR에서 위저드 사로 넘어가던 시점에, 뱀파이어: 더 마스커레이드의 출판사이자 고딕 호러 장르의 강자인 화이트 울프(White Wolf)가 레이븐로프트의 라이선스를 획득하였고 소드&소서리 레이블로 d20 규칙을 통해 출판을 시작하였습니다. 이들은 약 6년간 레이븐로프트를 확장하고 그동안 여러 규칙에 퍼져 있던 배경 내용들을 정리해 왔으나, 이 과정에서 판권 문제로 인해 드래곤랜스나 그레이호크 등 다른 배경에서 건너온 암흑군주들은 실종되거나 다시 돌아가는 등, 그 모습을 감추게 되었습니다. 비밀의 신 베크나는 탈출에 성공하였고, 소스 경은 여신 타키시스의 소환으로 돌아간 것으로 처리되었습니다.


이후, 2006년 위저드 사는 다시금 레이븐로프트의 판권을 회수해 “레이븐로프트 성으로의 여정(the Expedition to the Castle Ravenloft)” 모험을 발매했습니다. 이 모험은 1983년 배경 최초의 게임이었던 I6 레이븐로프트를 3.5판 규칙에 맞게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입니다.


4판 시점에서 레이븐로프트는 과거 거대한 데미플레인이었던 설정에서 변화하여 섀도펠(Shadowfell)이라는, 물질계의 그림자같은 이세계에도 연결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물론 여전히 데미플레인으로 지니는 성질을 모두 유지하고 있지만, 그에 더해 “물질계의 반영”으로서의 이미지를 더욱 강조하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한편 물질계와 섀도펠은 교차점(Crossing)을 통해 어렵지 않게 건너갈 수 있으므로, 안개를 넘어 레이븐로프트에 들어가는 도입 역시 그처럼 교차점을 지나는 방식으로 처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4판의 시대를 지나, 2016년 “스트라드의 저주”로 5판에 다시금 화려하게 재등장하였습니다.



스트라드의 저주

“스트라드의 저주”는 3.5판으로 발매되었던 “레이븐로프트 성으로의 여정”과 마찬가지로, 최초의 모험이었던 I6 레이븐로프트의 이야기를 다시 재구성한 것입니다. 이 모험은 지금까지의 D&D 모험과 크게 다른 형태를 지니고 있는데, 지금까지의 모험들이 주로 직선 구성으로 이루어져 A라는 난관을 통과해야 B로 갈 수 있는 형태를 띈 것에 비해, “스트라드의 저주”는 마치 컴퓨터나 콘솔의 오픈월드 RPG처럼 다종 다양한 방향에서 여러가지 수단으로 이야기를 진행할 수 있고, 플레이어 개개인의 선택에 따라 등장인물과의 관계가 크게 달라질 수도 있었습니다. 또한 최초의 I6에서처럼, 게임 초기에 비스타니 점술사와의 카드점 결과에 따라 이야기 속의 중요한 물건이나 동료, 최종보스인 스트라드의 위치 등이 계속 달라지는 구성을 취한 덕분에, 같은 게임을 다시 하게 되더라도 내용만큼은 새로워지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스트라드의 저주”는 지금껏 발매된 D&D 5판의 모든 공식 모험 중에서도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야기 속의 주요 악역인 스트라드 백작 역시 초창기의 모습보다 더욱 매력적으로 등장하며, 단순히 플레이어 캐릭터들이 싸워 물리쳐야 하는 적 이상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또한 주인공들은 그저 여러 괴물들과 싸우는 것을 넘어서, 과거 무너진 기사단의 영광을 되찾고 광기어린 마을의 사건을 해결하는 등 곁가지 이야기들 역시 풍부하게 주어집니다.


“스트라드의 저주” 발매와 함께, 위저드사는 모험자 연맹(Adventurer’s League)을 통해 레이븐로프트를 주제로 하는 새로운 시즌을 열었습니다. 모험자 연맹을 통해 15개의 짧은 모험들이 선을 보였고, DM길드(DMs Guild)를 통해서 일반 마스터들 역시 자신들이 만들어낸 이야기들을 풀었습니다.


안타깝지만, 현재 D&D의 출판 방식을 보았을 때 레이븐로프트 배경에 대한 정보가 한 권의 책으로 정리되어 출판될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습니다. 그러나 마스터나 플레이어들이 마음만 먹는다면, 모험자 연맹이나 DM 길드의 여러 자료들, 그리고 과거 레이븐로프트의 자료들을 이용해 레이븐로프트를 구현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레이븐로프트의 차이점

레이븐로프트는 일반적인 다른 세계들과 차이가 많습니다. 우선, 레이븐로프트의 가장 큰 중요한 점은 “세계를 오고가는 능력”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일단 안개를 통해 레이븐로프트로 들어오고 나면, 원래 세계로 돌아가는 것은 기본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이것은 주인공 모험자들 뿐 아니라, 강력한 NPC나 악당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원래 세계로 돌아가는 것은 레이븐로프트에 발을 들인 모험자들의 가장 우선적인 목표입니다만, 이를 이루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물론, 이야기의 “주인공”인 플레이어 캐릭터들의 경우 마스터의 결정에 따라서 탈출할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그 과정은 매우 험난할 것입니다.


또한 “신과 필멸자와의 관계” 역시 매우 다른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레이븐로프트에도 클레릭과 팔라딘, 드루이드 등이 있으며 이들은 신성 마법을 사용합니다만, 이들은 이런 능력을 사용할 때 기이한 위화감을 느끼게 됩니다. 레이븐로프트 내의 자체적인 신앙도 있습니다. 레이븐로프트의 사람들은 아침의 군주(the Morninglord), 법수여자(the Lawgiver) 등의 이름을 쓰는 신들을 믿습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레이븐로프트에서 주어지는 모든 힘의 원천은 바로 어둠의 권세이며, 마치 신의 힘인 것처럼 주어지기에 그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것 뿐입니다.

레이븐로프트는 지리적인 환경도 일반적인 물질계와 매우 다릅니다. 곳곳에 끼어 있는 심한 안개 너머에는 대개 다른 암흑군주의 영지가 있습니다만, 때로는 해메이다보면 다시 자신이 떠나왔던 곳으로 돌아올 때도 있습니다. 영지를 지배하는 암흑군주의 뜻에 따라 영지가 봉쇄된다면, 어느 누구도 그 영지를 떠날 수 없게 됩니다.


쉽게 말해, 레이븐로프트의 모든 것은 영지를 다스리는 암흑군주와, 그 암흑군주를 포함해 모든 힘의 원천이 되는 어둠의 권세에 의해 달라집니다. 레이븐로프트에 존재하는 모든 영지는 어둠의 권세가 암흑군주를 영원히 고문하는 감옥이자, 현실과 환상 세계를 비튼 악몽의 영역입니다. 바로 그 점이 일반적인 D&D의 환상세계와 레이븐로프트 사이에 존재하는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추천하는 장르와 모험.

먼저, DM은 레이븐로프트를 고르기 전에 플레이어들과 충분한 의논을 해야 합니다. 레이븐로프트는 영웅들이 승리하고 악이 패배하며 위대한 업적이 이루어지는 일반적인 D&D 세계와 다르기 때문에, 플레이어들 중 레이븐로프트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충분히 의논해서 흥미를 느끼게 하거나, 다른 세계를 고르는 것이 낫습니다. 플레이어들 모두 레이븐로프트 배경의 모험을 하는 것에 동의했다면, 다들 그에 따른 마음의 준비를 한 셈입니다.


우선, 레이븐로프트는 공포 장르에 최적인 게임 세계입니다. 물론 RPG에서 말하는 공포 장르는 영화나 드라마에서의 공포와 약간 그 방향성이 다릅니다. 어디까지나 공포를 느끼는 것은 “캐릭터”들이며, 플레이어들은 그 두려움을 “연기”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레이븐로프트는 강력한 악이 지배하는 세계이며, 이곳에 떨어진 영웅들은 때로 이길 수 없으리라는 절망감에 빠지면서도 그 악에 맞서 싸우며 자신들의 세계로 돌아가려는 몸부림을 치게 됩니다. 이러한 이야기는 일반적인 D&D 판타지 세계에서 벌어지는 것보다 훨씬 처절하며, 그 처절함은 다른 게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즐거움을 가져다 줍니다.


또한, 레이븐로프트를 다스리는 어둠의 권세가 펼치는 영향력으로 인해 플레이어 캐릭터들이 타락하는 이야기 역시 좋은 장르가 될 수 있습니다. 그 땅을 지배하는 암흑군주를 물리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악한 행동을 하게 되고, 그 결과 플레이어 캐릭터 중 한 명이 암흑군주가 되는 이야기는 레이븐로프트에서 자주 벌어지는 상황 중 하나입니다. 어둠의 권세는 영웅들의 고뇌를 즐기며, 큰 선을 위해 작은 악을 택할 때마다 보상을 줄 것입니다. 공식 모험인 “스트라드의 저주”에서도 이러한 부분이 잘 구현되어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스트라드의 저주”를 즐기고 나서 암흑군주 스트라드 백작과의 대결 이후에도 레이븐로프트의 세계에 남게 되었다면, 이어지는 모험은 암흑군주가 되어 바로비아를 다스리거나, 다콘(Darkon)이나 시디커스(Sithicus)등 이웃 영지에 가서 그곳의 암흑군주를 상대하는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어느 쪽이든, 과거 판에서 발매되었던 레이븐로프트 배경 자료들을 살펴본다면 충분히 많은 소재를 찾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레이븐로프트를 추천하는 이유.

레이븐로프트는 색다른 즐거움을 줍니다. 영웅들의 승리는 통쾌한 것보다는 어딘가 음울하고 안타까운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등장하는 악당들은 모두 사악하지만, 나름의 이유와 비극을 지니고 있습니다. 승리와 영광으로 이루어진 이야기도 매력적일 수 있지만, 때로는 비극의 세계 속에서 살아가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이때 레이븐로프트는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레이븐로프트는 수많은 과거 공포 장르와 다른 D&D 세계에 대한 오마주가 가득합니다. 드라큘라 백작을 가져온 것 같은 스트라드 폰 자로비치 외에도, 미이라 군주인 앙크테폿이나 프랑켄슈타인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빅토르 모덴하임 박사 등 고딕 공포 시대의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레이븐로프트 곳곳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어떤 세계에나 연결될 수 있고, 크나큰 죄악을 저지른 자를 암흑군주로 데려가 영원한 고통을 준다는 컨셉으로 인해, 다른 D&D 세계의 유명한 악당들이 레이븐로프트에 온 경우도 많습니다. 드래곤랜스의 데스나이트 소스 경과 그레이호크의 리치 아잘린 렉스, 베크나 등은 시작일 뿐입니다. 만약 영웅들이 신비롭게 사라진 중요한 악당을 뒤쫓으려 한다면, 레이븐로프트에서 암흑군주가 되어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그는 레이븐로프트에서 고통받으며 자기가 저지른 과거의 악행을 반성하고 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자신이 군림하는 그곳의 영지에서도 과거의 악행을 고스란히 저지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영웅들이 그를 다시 만나게 될 때 역시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습니다. 어쩌면 과거의 악당은 영웅들과 함께 원래 세계로 돌아가려 발버둥칠 수 있으며, 아니면 최후를 맞이하기 전까지 영웅 중 한 명을 타락시켜 자기 대신 암흑군주로 만들려 할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레이븐로프트의 이야기는 영웅만큼이나 매력적인 악당들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마지막 주의점.

레이븐로프트 배경 자체가 음울하고 공포스러운 세계이다보니, 이곳을 다루는 마스터들은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플레이어들은 적이 아니며, 플레이어 캐릭터를 괴롭히는 것이 꼭 공포를 느끼게 하는 유일한 수단도 아님을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D&D, 나아가 RPG의 목적은 다 함께 즐거운 시간을 즐기는 것에 있습니다. 레이븐로프트를 다루는 마스터들은 특히 그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만약 플레이어 중 일부가 레이븐로프트에서 겪는 여러 사건들에 대비되어 있지 않고 게임을 즐기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다른 게임을 진행하거나 레이븐로프트에서도 숨을 돌릴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좋습니다. 어둠의 권세와 암흑군주가 마련되어 있는 레이븐로프트는 그 어떤 배경보다도 DM의 편의에 맞추어 조정하기 편리한 것이 사실입니다. 다른 배경에서는 “현실적이지 않고 말도 안되는” 사건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떄문에 DM은 플레이어들이 작위적이라고 느끼지 않으며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합니다.


플레이어들 역시 다른 배경의 게임과 레이븐로프트를 즐기는 방법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레이븐로프트를 재미있게 만들어주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분위기”입니다. 물론 서로 웃고 즐기는 과정은 어떤 게임에나 필요합니다만, 중요한 장면을 서로 진지하게 캐릭터로 연기할 수 있다면 레이븐로프트의 즐거움은 두 배가 될 것입니다. 다 같이 게임을 즐기는 것이 RPG 최대의 장점이니만큼, 게임 장면의 분위기를 망쳐 다른 사람들의 몰입을 깨지 않도록 합시다.


맺음말

한국에서 발매되는 첫 번째 공식 모험으로 명작 “스트라드의 저주”가 선택되었음을 알려드리게 되어 기쁩니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두 번째로 레이븐로프트를 소개하게 된 것이기도 합니다. “스트라드의 저주”에서 안개속 바로비아 영지를 지배하는 매력적인 악당 스트라드 폰 자로비치 백작과 싸워 나가시길 바랍니다. 수백년 동안 처음 맞이하는 진정한 영웅들의 도전 앞에서 그는 자신의 악을 관철할까요? 회개할까요? 영웅들은 과연 본래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여러분의 선택이 그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사과의 말씀

지난번 첫 번째로 작성된 포가튼 렐름즈 소개가 올라가고 난 후, 용어에 대한 많은 지적이 있었습니다. 팬덤 여러분의 많은 관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기존 한국 팬덤에서 합의된 용어를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 말씀을 드립니다. 저희 번역팀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가장 우선적으로 사용자의 편의를 고려하고자 합니다. 앞으로도 팬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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