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첫 시간에 예고드렸던 바와 같이, 이번에는 온라인으로 TRPG를 진행하는 다양한 방법과 진행을 위해 사용되는 여러가지 프로그램, 플랫폼 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온라인RPG의 역사
TRPG 자체의 역사가 대단히 오래되었으니 만큼, 사실 온라인으로 RPG를 시도한 역사도 오래되었습니다. WWW이 본격적으로 사용되기도 전, 이미 여러 온라인 채팅 프로그램을 통해 RPG를 시도하던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입니다. 이 시절, 온라인RPG(이후 ORPG)는 IRC(Internet Relay Chat) 사설 방을 통해 마스터와 플레이어들이 모여 타자를 치며 이루어졌습니다. 한국에서도 하이텔이나 나우누리 등 과거 RPG 동호회가 있던 통신망에서는 거의 예외없이 ORPG가 이루어졌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다만 이 시절에는 실제로 만나서 게임을 하는 TRPG에 비해 ORPG는 여러가지 난점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속도가 느리다: 서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며 동시다발적인 진행이 가능했던 오프라인 게임과 달리, ORPG는 타자를 치며 대화를 해서 게임을 진행해야 했기에 속도가 대단히 느렸습니다. 일반적인 오프라인 세션으로 1시간이면 진행할 수 있는 내용을 2시간 넘게 진행해야 하는 경우도 심심치않게 벌어졌고, 누군가 키보드 앞에서 자리를 비우면 그 시간은 더 길어졌습니다.
주사위를 서로 확인할 수 없다: 대부분의 RPG는 판정을 위해 주사위 등 서로가 확인할 수 있는 난수 발생기구를 사용합니다. 그러나 문자로만 이루어지는 ORPG 상에서는 마스터가 불러주는 주사위 결과를 믿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방도가 없었고, 플레이어 역시 주사위를 굴리는 즐거움은 맛보기 힘들었습니다.
통신 환경에 따라 제약이 생긴다: 휴대기기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이전에는, ORPG라고 해서 아무 곳에서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통신 환경에 따라 제약도 있었고, 도중에 끊어져서 들어오지 않는 플레이어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야 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현재 ORPG의 위치
그러나 위와 같은 과거의 단점들은 오늘날 거의 해소가 되었습니다. 화상/음성 채팅을 통해 느린 진행 속도는 상당히 완화되었고, 공개적으로 대화방의 모두가 볼 수 있는 주사위 어플들이 생기면서 (직접 손으로 굴리는 재미와는 다르지만) 플레이어 역시 주사위를 굴릴 수 있게 되고, 판정의 결과를 모두가 공정히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휴대용 통신기기가 발달하고 통신 환경이 대대적으로 개선되며, 적당한 기기만 있다면 어디서든 게임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저번 시간에 이야기한 바와 같이, 오프라인 TRPG는 실로 다양한 장점이 있지만 “실제로 직접 모여서 해야 한다.”는 문제 때문에 많은 플레이어들이 직접 즐기기엔 어려운 것 역시 사실입니다. 장소와 시간의 제약에 더불어, 한국의 경우 취미를 즐기는 사람의 숫자 역시 많지 않다보니 주변에서 적당한 인원을 모으기 어려운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여러가지 장점과 큰 즐거움에도 불구하고, 직접 TRPG를 즐기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ORPG 역시 대단히 매력적인 대안으로 다가오곤 합니다.
이러한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나 “서로간의 환경 조율”이 어려운 부분은 한국 뿐 아니라 미국 등 다른 국가 역시 마찬가지여서, ORPG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나 플랫폼이 개발된 것 역시 그리 이상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오늘날, 세계에서 ORPG를 즐기는 인구는 실제로 오프라인 게임을 하는 인구와 비슷하거나 그 이상일지도 모릅니다. RPG를 처음 시작하려는 여러분 역시, 직접 만나고 모이기 힘든 환경에 처해 있다면 포기하기보다 ORPG로 시작하는 것이 어떨까 고민할 수도 있습니다. 고민하지 마십시오. 여러분과 마찬가지 생각을 가진 ORPG 플레이어들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ORPG를 위한 플랫폼들
ORPG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먼저 팀에 참가할 다른 플레이어들과 마스터를 찾는 공통된 작업과 함께, 참여하려는 팀(혹은 시작하려는 팀)이 어떤 플랫폼을 사용하는가, 그리고 자신이 그 플랫폼을 사용할 수 있는가를 확인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ORPG를 하는 인구들 상당수는 ORPG를 위해 자체적으로 개발된 플랫폼을 사용하지만, 일부는 그냥 디스코드 등의 일반적인 화상/음성 채팅 플랫폼만을 사용하거나 심지어는 트위터 다이렉트 메시지 등 만으로 게임을 진행하는 경우 역시 있습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ORPG를 위해 제작된 플랫폼들을 소개하는데 중점을 두고, 이러한 플랫폼들과 함께 사용하거나 대안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도구들을 소개하는 것만을 다루겠습니다.
Roll20
운영: the Orr Group
웹사이트: www.roll20.net
현재 세계에서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ORPG 플랫폼은 Roll20일 것입니다. 웹사이트 기반으로 ORPG를 즐길수 있도록 만들어진 Roll20은 2012년 3명의 대학생들이 킥스타터를 통해 개발하였고, 당시 펀딩 규모가 4만달러에 육박했습니다. 최초의 Roll20은 그다지 편하다고는 말하기 힘들 정도로 투박한 시스템이었으나, 6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많은 발전을 거듭하여 이제는 훌륭한 플랫폼으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현재 Roll20은 자체적인 음성/화상 채팅 채널을 개설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지도에 광원을 구현할 수 있으며, 3D로 렌더링된 다양한 주사위들을 굴릴 수 있습니다.
Roll20의 가장 큰 장점은, 기본적으로 무료라는 것입니다. 물론, Pro나 Plus 사용자는 더욱 다양하고 편리한 기능들을 많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D&D Beyond 등의 다른 플랫폼을 사용해 만든 캐릭터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 자신이 만든 캐릭터들을 저장해 둘 수 있다는 것 등입니다. 여러분은 무료 계정만으로도 D&D5판의 SRD판 기본 규칙을 아무런 제약없이 사용할 수 있으며, 심지어 공개된 SRD 괴물등으로 게임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또한, Roll20 내에서 라이선스를 구입하면 보다 편리하게 더 많은 기능을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Roll20은 2016년 위저드사에게서 라이선스를 구입하여, 현재 D&D 5판으로 판매되는 모든 규칙이나 모험들은 Roll20에서도 온라인판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Roll20은 D&D뿐 아니라 패스파인더(Pathfinder)나 13시대, 누메네라(Numenera) 등의 다른 게임 역시 지원하고 있습니다.
부분적으로 한국어를 지원한다는 점 역시 중요하지만, 아쉽게도 Roll20에서 지원하는 한국어는 어디까지나 기본적인 웹사이트와 운영에 관한 부분들일 뿐이며, 게임 규칙 등은 원문 그대로 주어집니다. 이러한 부분은 구글 번역 등을 통해 해석을 해야만 합니다.
Roll20은 그 자체만으로도 아무런 추가적 도구 없이 ORPG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ORPG로 게임을 시작하려는 사람이 맨 처음 접하기 좋은 플랫폼입니다. 한국에서도 대부분의 ORPG 팀들이 Roll20을 기본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구인 역시 자주 이루어지는 편입니다.
판타지 그라운드 Fantasy Grounds
운영 및 개발: Smiteworks, USA
웹사이트: www.fantasygrounds.com
판타지 그라운드는 Roll20보다 훨씬 이전인 2004년 개발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판타지 그라운드는 정확한 의미에서 “ORPG를 위한 도구” 라기보다는 “가상 테이블탑 게임 도구”라고 부르는 편이 옳습니다. Roll20이 보다 편리한 ORPG 사용을 위해 개발되었다면, 판타지 그라운드는 오프라인 테이블 환경을 가능한 한 그대로 따라갈 수 있도록 개발되었습니다. 현재, 판타지 그라운드는 Valve의 Steam을 통해서도 구매하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판타지 그라운드는 초창기부터 자체 프로그램으로 지도 공유와 주사위 기능, 기본적인 문자 채팅 기능을 지원하였으며, 규칙 저장 기능 및 커스텀 기능 역시 초기부터 개발되었습니다. 이후 Roll20이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나 현재의 입지는 상당히 축소되었습니다만, 여전히 판타지 그라운드는 Roll20과 비견될 수 있는 플랫폼 중 하나입니다. 사실 Roll20의 기능 확장은 판타지 그라운드의 기능들을 구현하며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Roll20이 웹 기반으로 구현된 것과 달리, 판타지 그라운드는 독립된 프로그램으로 운영됩니다. 이점은 장점이기도 하고 단점이기도 합니다. 웹 기반의 Roll20이 보다 부담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점에서는 더 뛰어나지만, 독립된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판타지 그라운드가 더 안정적이라고 주장하는 사용자들 역시 있습니다.
판타지 그라운드는 현재 Roll20이 제공하는 것과 거의 동등한 수준의 편의성을 제공합니다. 가상 주사위를 굴릴 수 있으며, 외부에서 캐릭터 시트를 가져올 수 있고, 지도에 광원을 표시할 수 있습니다.
Roll20과 비교할 때, 판타지 그라운드의 최대 장점은 (독립된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더 뛰어난 비주얼과 편리한 인터페이스입니다.
단, 판타지 그라운드는 여전히 문자 채팅 기능만을 제공하며, 음성이나 화상으로 게임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디스코드 등의 외부 프로그램을 같이 사용해야만 합니다. 또 판타지 그라운드 역시 무료 사용을 지원하긴 하지만, 무료 사용시의 기능은 Roll20의 무료 기능보다 더 제한적입니다. 그리고 기본 인터페이스에서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으며, 웹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구글 번역 등의 외부 프로그램으로 자동번역을 하기 어렵다는 점 역시 한국의 사용자들이 판타지 그라운드에 익숙해지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도돈토후 Dodontof どどんとふ
웹사이트: www.dodontof.com
도돈토후는 2008년 개발된, 플래시를 사용하는 웹 기반의 일본 ORPG 세션 플랫폼입니다. 도돈토후는 소스를 공개하고 있으며, 원한다면 사용자가 마음대로 소스를 가공하는 것 역시 허용하고 있습니다.
RPG가 독자적으로 발달한 일본에서 Roll20이나 판타지 그라운드 등의 서양권 플랫폼 대신, 자체적인 플랫폼을 사용하게 된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일 것입니다. 도돈토후는 Roll20과 유사한 웹 기반 방식으로 구동하므로 다운로드나 자체 프로그램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현재 도돈토후는 문자 채팅과 지도 공유, 가상 주사위와 주사위 봇 등의 도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도돈토후는 서양권의 ORPG 플랫폼들과 달리, 라이선스의 취득 자체가 어려운 관계로 규칙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사용자들은 각자 게임 규칙을 지니고서, 이를 직접 타이핑하여 사용해야 합니다. 또한 화상 및 음성 채팅으로 게임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역시 디스코드 등의 추가적인 외부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일본 RPG 문화의 특성상, 이런저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도돈토후로 이루어지는 게임들은 꽤 많이 찾아볼 수 있으며, 니코니코 동화 등 웹 영상 투고 사이트에 관련 영상이 올라오는 경우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ORPG를 위한 추가 도구들
화상 및 음성 채팅 채널
Roll20등 자체적으로 화상이나 음성 채널을 지원하는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 타자 채팅 만으로는 게임이 느려질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많은 ORPG 팀들은 이러한 플랫폼을 사용할 때, 아예 따로 외부 프로그램으로 화상이나 음성 채팅을 하곤 합니다. 플랫폼은 규칙 사용이나 가상 주사위로만 이용하고, 실제의 게임은 이 채팅 프로그램을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현재,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이러한 음성 채팅 프로그램으로는 디스코드(www.discord.com)가 가장 유명합니다. 2015년 개발된 디스코드는 모든 기능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데다가 설치와 이용이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어서 이미 많은 온라인 게임에서 팀원들의 음성 채팅용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ORPG 역시 마찬가지인 것입니다. 다만 화상 채팅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Nitro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편이 좋습니다.
디스코드 이전부터 화상 채팅으로 널리 쓰여왔던 스카이프(Skype)나 팀스피크(TeamSpeak) 역시 ORPG의 화상 및 음성 채팅용으로 여전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음성 채팅만 사용하더라도 문자로만 게임을 진행하는 경우보다 훨씬 빠르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으며, 목소리를 듣고 들려주는 것 만으로도 현장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예 화상 채팅까지 하는 경우는 더욱 오프라인 게임에 가까운 경험을 할 수 있지만, 한국에서는 화상 채팅으로 ORPG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가상 주사위
아예 Roll20등의 ORPG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고 순수하게 채팅 채널만을 사용해 ORPG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가상 주사위 프로그램이나 어플리케이션이 꽤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현재 공유된 구성원들에게 주사위 결과를 보여 줄 수 있는 여러가지 프로그램들이 나와 있으며, 아예 디스코드 같은 경우는 자체적인 주사위 봇들이 다수 개발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사용하면 한 사람의 플레이어가 굴리는 주사위 결과를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도록 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채팅 기능과 주사위 기능만 구현되면 ORPG를 하는 자체는 큰 지장이 없기 때문에, ORPG 플랫폼 대신 이런 기능만으로 게임을 하는 그룹 역시 일부 존재합니다.
온라인 규칙 모음
현재는 D&D 비욘드(D&D Beyond) 등, 온라인으로 게임의 규칙을 찾아볼 수 있거나 사용하기 쉽게 만들어진 서비스 들이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RPG 룰북은 무게가 가벼운 편은 아니며, 여러 권의 책을 들고 다니기보다는 온라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고 사용하기 편하도록 만든 것은 큰 발전이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온라인 규칙 모음은 모든 게임에 다 있는 것은 아니며, 일부 게임에서만 지원되고 또한 한국어 사용자의 경우 언어의 장벽 역시 상당하다는 점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비욘드 등의 웹 기반 서비스는 구글 번역을 사용할 경우 정확하지는 않더라도 이용에 무리가 없을 정도로는 해석할 수 있기도 합니다.
ORPG 플레이의 매너
오프라인 TRPG든 ORPG든, RPG는 기본적으로 “같이 즐기는 게임”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게임을 할 때에는 서로 매너를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나 오프라인 게임과 달리 ORPG는 서로 얼굴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따라서 상대의 의도를 오해하거나 사소한 분쟁이 길게 이어지는 경우 역시 자주 발생합니다. 이런 경우를 피하기 위해, ORPG 플레이에서 지켜야 할 매너들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대화의 기본 예절은 온라인도 마찬가지.
다른 플레이어가 말하고 있을 때 그 말을 끊지 않는 것. 목소리를 높이지 않는 것. 서로 존중하지 않는 표현이나 상대가 불쾌해 할 만한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 것 등 대화의 기본 예절은 그것이 온라인 채팅이든 실제 대화이든 마찬가지로 적용됩니다. 이런 기본적인 예절은 굳이 칼럼에서 설명할 만한 것이 아니지만, 흥분되고 감정이 격해지기 쉬운 게임 도중에는 잊어버릴 수도 있기에 언급하고 넘어가고자 합니다.
특히 상대의 말을 끊는 것은 온라인으로 대화하고 게임을 하던 도중이라면 상당히 자주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이므로, 이런 상황에는 우선 상대의 말이 끝나기를 기다릴 필요가 있습니다.
자리를 비우기 전에는 이야기하기
오프라인에서라면, 누군가 자리에서 일어서는 것 정도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온라인에서는 그러기가 어렵습니다. 특히 서로 차례대로 선언을 해야 하는 ORPG에서 누군가 자기 차례가 끝났다고 자리를 비우는 경우, 도중에 이 플레이어에게 무언가 물어보거나 확인하려고 하더라도 대답이 없으면 다른 사람들은 몹시 당혹하게 됩니다. 따라서, 자신이 자리를 비우기 전에는 반드시 그 사실을 이야기하고, 돌아오고 나서도 그 사실을 알리도록 합시다. 화상으로 게임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이것은 반드시 지켜야 하는 중요한 매너 중 하나입니다.
규칙은 마스터의 판단에 따르고, 이후 이야기하기
이것은 오프라인 게임에서도 통용되는 문제입니다만, 온라인 게임에서는 특히 규칙으로 논쟁이 시작되었을 때 게임이 장기간 표류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곤 합니다. 각 플레이어들이 가진 규칙에 대한 자료가 다르거나 마스터가 자신이 아는 것과 다른 방식으로 사용하는 경우 플레이어가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진행에 있어서 우선은 마스터의 판정을 따를 필요가 있습니다. 이후 게임 세션이 끝난 다음 문의를 하고, 규칙 적용방식에 따른 의논을 하는 편이 더 좋습니다. 누구나 시간은 소중하고 특히 ORPG 참가자 중에서는 한정된 시간만 게임 세션을 진행할 수 있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다른 플레이어들의 시간을 더 소중히 생각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생활 소음 등에 주의
ORPG를 하는 환경은 플레이어마다 제각각이지만, 일반적인 1:1 대화와는 달리 ORPG는 적어도 4~6명이 하나의 채널을 사용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MMORPG나 FPS에서의 채팅과 ORPG 채널의 차이점도 중요합니다. ORPG는 동시에 여러 사람이 말하게 되는 경우가 심심찮게 발생하며, 따라서 이 여러 사람의 주변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섞이면 게임을 진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불편해지는 경우 역시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주변이 조용한 곳에서 ORPG를 하고, 주변 소음에 신경을 쓰도록 합시다.
ORPG와 게임 기록
게임 기록을 남기는 것이 더 쉽다는 점은 오프라인 게임과 비교했을 때 ORPG가 가지는 특유한 장점이라 할 것입니다. 과거 IRC로 ORPG를 겨우 진행했을 무렵부터, 이렇게 진행된 ORPG 리플레이 기록들은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북미나 유럽에서는 D&D 5판 이후 급격하게 발달한 온라인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자신들의 화상 ORPG 기록 등을 남기는 경우 역시 많습니다. 만약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ORPG의 형태가 궁금하다면, 트위치(Twitch)나 유튜브(YouTube)에서 이와 관련된 기록이나 채널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D&D의 경우, 크리티컬 롤(Critical Role)이나 다이스, 카메라, 액션(Dice, Camera, Action) 등의 리플레이 채널은 그 자체로 상당한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는 인기 컨텐츠이며, 이 게임에 등장한 캐릭터들이 이후 공식 NPC로 채택되기도 하는 등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일본 역시 도돈토후로 게임을 한 기록을 니코니코 동화에 투고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일본의 경우, 과거부터 RPG 리플레이 책이 출간되기도 하는 등 리플레이 기록 역시 하나의 컨텐츠라는 인식을 가져왔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가 더 쉽게 다가오는 편입니다.
한국에서도 유명 스트리머들이 RPG 게임 기록을 남긴 적이 있습니다만, 이는 실제 오프라인 게임 플레이를 녹화한 것이라서 약간 경우가 다르긴 합니다.
여러분 역시 ORPG로 게임을 진행한다면, 이 기록을 남기고 편집해서 컨텐츠로 만들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단, 이 경우에는 같이 게임을 즐기는 플레이어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반드시 공지하고, 동의하지 않는 플레이어가 있을 경우 기록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칼럼에서 다루지 않은 정보나 다른 사항은 Contact를 이용해 제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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