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의 문의에 대해 응답드립니다.

안녕하십니까. DKSA입니다.


의도는 결과를 정당화하지 못한다.

저희 DKSA는 문화 생산자이자 공급자로서, 위의 격언에 완전히 동의합니다. 사용자는 공급자의 의도가 아니라 결과에 대해 값을 지불합니다. 따라서 나쁜 결과물에 대한 비판에는 처음부터 의도가 끼어들 여지가 없습니다. 역량부족과 부주의에 대한 비판은 당연히 공급자가 받아야 하는 것입니다. 다만, 저희가 의도에 대해 설명하는 것은 마땅히 받아야 할 비판을 의도로 갈음하려는 것이 아니라, 결과에 대한 비판을 넘어 의도에 대한 의심으로까지 가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입니다.


본래 오늘은 향후 지원 계획에 대해 안내를 드리려고 했으나, 그 전에 앞서 텀블벅 커뮤니티와 메시지를 통해, 그리고 각 커뮤니티 등을 통해 제기되었던 여러 질문들에 대해 답변해 드리고자 합니다. 현재 저희 상황에서는 답변 능력에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그동안 많이 받아왔던 질문들에 대해서는 이렇게 하나의 글로 정리하는 편이 더 많은 분들께서 쉽게 확인하실 수 있는 방법일 것입니다.


1. "이번 품목들의 지연과 문제에 대해 어디까지 보상할 수 있는가?"

지금까지 많은 후원자 분들이 품목의 생산 및 배송 지연, 품질, 오타 등을 원인으로 하여 보상을 고려하고 있는가를 문의해 오셨습니다. 이에 대해 저희는 지금까지 일관된 입장을 유지해 왔습니다만, 최종적으로 다시 한번 저희의 입장과 정책에 대해 안내를 해드리고자 합니다.


저희가 보상할 수 있는 한도는, 저희가 이후 지속적으로 D&D의 한국어판을 제공하는 것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선입니다. "지속적인 D&D 관련 규칙의 제공"은 저희가 처음에 했던 가장 중요한 약속이며, 재정적인 손실이나 법적인 문제로 인해 이 약속을 깨트리는 것도 D&D 플레이어들과의 약속을 어기는 일입니다.


예를 들어 재판을 인쇄하게 되었을 때, 초판에서의 오타나 편집 상 실수가 수정되었으니 초판을 구매했던 분들에게 모두 수정판을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로 인한 손실을 감안할 경우 한국의 제공사가 프로젝트를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기 때문입니다.

혹은, 저희가 아직 저작권상 권리를 취득하지 않은 원저작자(Wizards of the Coast)의 원본을 저작권을 무시하고 번역해서 제공해 달라는 것 역시 불가능합니다. 원저작자와의 계약 상 문제가 발생할 경우 마찬가지로 프로젝트를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하기 때문입니다.


즉, 프로젝트 운영에 있어서 재정적인 문제를 초래하지 않고 법적인 위험부담을 안지 않을 수 있는 선에서의 보상이라면 저희는 무엇이든 고려할 수 있습니다. 그 보상이 한국 D&D 플레이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습니다.


실제 저희가 지원해 왔고 지금도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하게 될 여러 지원 방식들은 세계 어느 수입처에서도 쉽사리 하지 않는 것들입니다. D&D 기초 규칙을 (수입사가) 번역하여 배포하는 경우는 한국과 일본 외에는 없습니다. 기초 규칙으로 인해 코어 룰북의 판매에 지장이 생길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D&D 코어 룰북을 로컬라이징한 외국 회사들의 경우, 오히려 더 중요하게 여기는 업무는 (지원보다도) 같은 언어권 내의 D&D 기초 규칙 등 사번역자들을 찾아 저작권 문제를 제기하는 것입니다.


WotC가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인 모험자 연맹에 대해서도 공식 수입처가 지원하는 경우는 역시 전 세계 어디에도 없습니다. 회사에 수익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모험자 연맹은 dmsguild.com를 통해서만 모험을 배포하며, 모험 번역은 애초에 시도했던 국가가 없습니다. dmsguild.com의 구조상 번역자가 수익을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WotC가 모험자 연맹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많은 지원을 하고 있고, 실질적으로 모험자 연맹을 통해 공급되는 컨텐츠가 출판되는 하드커버에 필적할 정도로 크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는 너무 안타까운 일이기도 합니다.


저희가 참여하는 한국어판에서 이런 것이 가능한 이유는 DKSA가 회사가 아니어서 수익과는 무관한 활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며, DKSA의 여러 구성원들이 D&D5 한국어판에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수익을 고려하지 않고 있기에 현재의 지원 계획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손실을 감수하고서도 현재의 지원 계획을 유지하기는 어렵습니다.


거꾸로 말한다면, 재정적 법적 손실을 감수하지 않는 선이라면 무엇이든 저희가 고려하는 보상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규칙에 대한 해설을 요청하거나, 저작권적 문제가 없는 문서에 대한 번역이나 배포를 요청하는 등 무엇이든 가능합니다. 재정적, 법적 문제가 없고 한국의 D&D 플레이어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이 있다면 저희는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D&D를 하시는 분이 게임 중에 어려움이 있어서 이에 대해 대응을 요청하는 것이라면 저희는 반드시 그에 응할 것입니다.


저희가 요청을 받기 전에는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는 것도 아닙니다. DKSA는 컴퓨터 지도 툴을 만드는 회사와 접촉해 한국어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툴 번역을 무상으로 지원하겠다고 제의했으며, 온라인 세계관 구축 서비스 사이트에도 비슷한 제의를 했습니다. 만약 현재 운영측에서 고려되고 있는 D&D Beyond의 다국어화가 실제로 추진된다면 저희는 무상으로 한국어화 지원을 맡을 수 있다는 점을 Beyond의 필진에게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일은 저희가 어떤 금전적인 보상을 받아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한국의 D&D 플레이어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기에 하는 것입니다. 물론 개개인의 후원자 여러분께 이런 활동이 무의미하게 느껴지실수 있다는 점은 이해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활동이 저희가 해드릴 수 있는 보상의 형태를 단적으로 보여드리는 것이기에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프로젝트의 지속 가능성을 해칠 정도의 재정적 비용이 들어가는 보상, 혹은 원저작자와의 계약을 해치는 보상은 저희가 선택할 수 없는 것입니다. 이것은 더이상 프로젝트를 진행하지 말라는 말씀과 차이가 없습니다. 저희는 결과물에 만족할 수 없는 사용자의 실망이나 분노에 대해 이해하고 있으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그러나 저희에게는 분명한 한계선이 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2. "이런저런 오류가 앞으로의 수정판에서 수정될 것이라면 초판을 구매하는 사람은 베타테스터인가?"

베타테스터 프레임에 대해서는 저희가 조금 더 이야기를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맨 처음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이것은 저희의 결과가 아니라 의도에 대한 문의이기 때문입니다.

D&D 5판은 2012년부터 설계되어 약 2년간 25만명이 실제로 플레이테스트를 했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4년에 첫 출시되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플레이어즈 핸드북에서만 약 100개의 에라타가 나왔습니다. 이 에라타는 편집상 문제와 단순 오타를 제외한 것을 센 결과입니다. 저희는 1년간 코어 룰북 3권과 스타터셋 등을 번역하며, 여전히 영어 원본에 (에라타에는 나오지도 않는) 오타와 편집 상 문제가 꽤 많이 남아 있는 것을 확인하고 놀랐습니다. 저희가 받아서 사용한 판본은 최신 판본임에도 불구하고 출시 이후 4년이 지난 규칙에서 여전히 수정해야 할 부분이 남아 있었다는 것입니다.

DKSA는 총 1년의 검수기간동안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력을 동원해 검수를 했습니다. 그에 더해 초판의 인쇄 불량으로 TRPG Club 측에서 파쇄 결정을 내린 당시 오프라인으로 여러 매장에 파기본 코어 룰북등을 비치하고 혹시라도 저희가 찾지 못한 오역이나 편집 상 문제가 발견되는 경우 재인쇄 시에 이를 수정하고자 했습니다. 실제로 이 과정에서 몇몇 오류가 수정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과정에서 역시 위의 원판처럼 발견하지 못한 문제가 있었던 것은 저희의 역량 부족이 맞습니다.

또한 아이러니한 말씀입니다만 실제 영어판과 다른 외국의 경우를 예시로 들어보면, 초판에서 발견된 오타나 오류를 수정한 수정판/재판에서 새로운 오류가 생겨나지 말라는 법도 없습니다. 실제로, 오타를 수정하는 편집 과정에서 새로운 문제가 가장 많이 생겨납니다. 특히 표현이나 단어의 통일성을 해치는 경우의 문제는 신판이더라도 결코 안전할 수 없습니다.

“초판의 구입자는 베타테스터”라는 말씀의 의미가 “이후에 더 완전한 판본이 생겨난다면 이전 판본의 구입자들은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미라면, 실질적으로는 최종본 이전의 판본을 사용하는 모든 사람들이 베타테스터가 될 것입니다. 저희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며, 믿음을 주신 후원자분들을 그렇게 대우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이와는 별개로, 저희는 오역과 오타, 편집 상 실수를 지적해 주시는 분들에게 진심으로 큰 고마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저희가 만드는 것이 완벽할 수는 없습니다만, 더 많은 분들이 더 자세히 보고 지적해 주실수록 그 이후의 결과물은 완벽에 가까워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보았을 때 오역, 오타, 편집 상 실수를 지적해 주시는 분들은 저희에게, 나아가서는 D&D5 한국어판에게 도움을 주시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저희가 재판을 인쇄하게 될 경우는 당연히 인지한 오타 및 편집상 문제, 오역 등을 수정하여 인쇄할 것입니다. 이미 인식한 문제들을 수정하지 않은 채로 새로운 판을 인쇄하거나, 아예 재판을 찍지 않는 것은 저희가 고려할 수 없는 선택지입니다.


3. "커뮤니티와의 관계에 대해"

그간 D&D5 한국어판의 제작과 품질에 대해 있어왔던 많은 비판들 중, 저희가 가장 심각하게 인식했던 것은 "기존 D&D 플레이어 커뮤니티들에게 익숙한 요소들을 배려하는 것"입니다. 특히나 원어 발음 표기의 문제 및 번역어 정립에 있어서 기존 커뮤니티의 사용자들이 써 왔던 것은 저희가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또한 저희가 약속드린 일정의 차질이나 생산하여 공개한 품목들에서 발견되는 문제에 있어서도, 커뮤니티의 의견들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도록 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의 진행 과정에서 있었던 지연 상황으로 인해서, 그리고 번역어나 오타 등의 문제로 인해서 시작부터 많이 어려워지긴 했지만, 저희는 앞으로 한국의 D&D 플레이어 커뮤니티와 건강한, 그게 어렵다면 최소한의 신뢰관계를 맺고 싶습니다. 이 최소한의 신뢰관계란 "DKSA는 (자신들이 지속 가능하다는 전제 하에) 앞으로도 계속 D&D를 번역할 것이다."와 "DKSA는 인지한 문제를 반드시 수정한다."를 기반으로 합니다. 저희는 실수나 오판으로 인한 비판을 달게 받아들일 것이며 이후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할 것입니다. 저희가 목적하는 신뢰의 수준은 "결함을 수정하려 노력한다."는 것입니다. 저희가 앞으로 계속 D&D의 규칙을 제공하고 약속드린 것처럼 지원을 유지할 것이라는 신뢰를 만드는 것이 저희의 목표인 셈입니다.


4. "번역 집단의 공개에 대해"

번역 집단의 구성이나 각 번역자가 맡은 부분 비공개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는 얼마전에도 답변을 드렸습니다만, 유사한 문의가 여전히 있으므로 같은 답변을 다시 드리겠습니다. DKSA는 협회로서, 소속된 개별 번역자를 보호해야 할 의무를 집니다. 이 개별 번역자들은 결코 책임감이 없는 사람들이 아니며, 각자 자신이 맡은 바에 대해 열의를 가지고 임했습니다. 그러나 이들 개개인 중에는 자신의 작업 결과에 대해 집중되는 비판을 견디지 못할 사람들도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이어원 프로젝트의 지연 과정에서 중국 측의 생산 지연 문제는 번역자 개개인의 잘못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연되는 것에 자신들이 책임감과 고통을 느끼는 팀원들이 많았고, 자신이 담당했던 부분에서 오타나 오역이 발견되는 경우는 자책하고 탈퇴 의사를 밝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저희는 소속된 번역자들과 꾸준히 같이 작업을 하기 위해서라도 이들의 작업을 보호할 것입니다. 이는 저희가 안정적으로 D&D5판을 제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입니다. 이번 프로젝트의 전개 과정에서 저희는 각 번역자들과 다시 의견을 나누어 보았고, 현재와 같이 DKSA의 구성을 유지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결국 개별 번역자의 신상이나 각자가 담당한 부분과는 무관하게, 총체적인 품질은 저희 모두가 같이 책임져야 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저희에게 보내주셨던 여러 문의점 중 가장 중요한 것들에 대해 답변해 드렸습니다. 앞으로 위의 내용에 해당하는 문의가 오는 경우, 이 문서를 참조하시도록 안내할 것임을 말씀드립니다.


- DKSA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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