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더스 게이트 3 제작 정식 발표 기념



그들이 오고 있다...

일리시드들이 오고 있습니다. 그들은 노틸로이드(Nautiloid)를 타고 아스트랄계를 넘어 우리 세계로 오고 있습니다. 맞서 싸워야 할 시간이 다가옵니다.


안녕하십니까. D&D 팬 여러분. D&D 5판 한국어판 번역팀 담당자 Shane Kim입니다. 며칠전, 디비니티(Divinity) 시리즈로 이름높은 라리안 스튜디오(Larian Studio)는 홈페이지에 신비로운 “3”을 남겨놓았고, 그것을 열어본 사용자들은 “발더스 게이트 3”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한국 시간으로 6월 7일 새벽, 라리안은 정식으로 “발더스 게이트 3”의 제작을 발표했습니다.


이 소식은 바로 전 세계 RPG와 D&D 커뮤니티를 열광시켰습니다.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는 지금까지 만들어졌던 수많은 D&D 관련 컴퓨터 RPG 중에서도 단연 역대급의 인기를 자랑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장장 18년만의 후속작이라니! D&D를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이 뉴스에 흥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저희 역시 기쁨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단순히 팬으로서도 너무나 기대가 됩니다만, 무엇보다 한국 팬 여러분들에게 D&D 5판을 소개시켜 드리려는 입장에서 이보다 좋은 호재는 상상하기도 어렵습니다. 저희 중 상당수는 학생 시절, 혹은 사회 초년생 시절 발더스 게이트를 직접 접했기에, 그 기쁨이 더욱 큰 것 역시 사실이긴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정식 발표를 기념해, 지금까지의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 이야기를 간단히 소개하면서 발더스 게이트 3 티저 영상에서 공개된 장면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발더스 게이트는 어디인가

페이룬에서도 상당히 거대한 대도시 중 하나인 발더스 게이트는 소드 코스트 연안에 위치해 있습니다. 명실상부 페이룬 최대의 도시인 워터딥에서 남쪽으로 500마일(약 800km) 정도 떨어져 있는 셈입니다. 본래 1990년에 발매된 AD&D 판의 포가튼 렐름즈 배경 소개서인 “포가튼 렐름즈 아틀라스(Forgotten Realms Atlas)”에서는 발더스 게이트를 단순히 이렇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어디로 가든 가운데쯤(Halfway to everywhere)”. 발더스 게이트는 칼림포트(Calimport)와 워터딥을 잇는 항로의 중간항으로 쓰이곤 한다.


그러나 1998년 바이오웨어(BioWare)가 인피니티 엔진(Infinity Engine)을 통해 개발하고 인터플레이(Interplay)가 유통한 “발더스 게이트”가 발매되자, 이 도시는 일약 엄청난 관심을 끌게 되었습니다.

바알스폰 사가

발더스 게이트 1, 2편은 바알스폰 사가(Bhaalspawn Saga)라는 장대한 이야기의 연속입니다. 이 이야기 속에서 주인공은, 과거 신들이 필멸자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역경의 시기(Time of Trouble), 수많은 종족의 여자를 겁탈해 자신의 자식들을 만들었던 살인의 신 바알(Bhaal)의 자식인 바알스폰(Bhaalspawn) 중 하나로서, 자신의 성향과 관계없이 거대한 숙명에 휘말리게 됩니다.


1편에서는, 강력한 무역 도시인 철 무역을 조종하여 발더스 게이트와 남부의 대국 앰(Amn) 사이의 긴장을 높이려 한 아이언 스론(the Iron Throne)를 물리치고, 그 배후에서 주인공을 죽이려 한 또다른 바알스폰 사레복(Sarevok)을 쓰러트리는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2편에서, 주인공은 남부의 앰으로 향해 긴장을 해소하려 하지만, 도중에 마법사 이레니쿠스(Irenicus)에게 납치당해 고통스러운 실험을 겪게 되고 1편에서의 동료들 중 일부도 죽게 됩니다. 이레니쿠스의 목적인 주인공 내부에 잠든 신성한 정수와 영혼을 빼앗으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주인공은 사후아긴의 해저 도시와 깊고 깊은 언더다크에서의 모험까지를 진행하며, 테시르(Tethyr)의 숲 속에 숨겨진 엘프 도시 설다네셀라(Sundanesellar)에 복수하려던 이레니쿠스의 계략을 겨우겨우 막게 됩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지닌 바알의 정수가 어떤 것인지, 그리고 바알스폰의 죽음들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알게 됩니다.


바알스폰 사가의 대미를 장식하는 2편의 확장팩 바알의 왕좌에서는 드디어 살아남은 마지막 바알스폰들간의 대결이 펼쳐집니다. 다섯 명의 강력한 바알스폰들은 저마다의 목적으로 아버지 바알의 자리를 잇고자 하지만, 이 모든 것 역시 바알의 대여사제였던 아멜리산의 음모였습니다. 서로를 죽고 죽이는 바알스폰들간의 싸움을 통해 정수를 모아 스스로 그 자리를 차지하려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결국은 주인공이 승리하고, 바알의 정수는 온전히 주인공에게로 모입니다. 살인의 신이 남긴 모든 정수를 모은 주인공은 아버지의 자리를 이어 승천할 수도, 필멸자의 삶을 선택할 수도 있었습니다.


발더스 게이트에서의 살인

게임에서는 모든 것이 플레이어의 선택으로 이루어지기에, 그가 무엇을 선택했는지에 따라 결말은 달라집니다. 그러나 D&D 5판을 제작중이던 위저드 오브 더 코스트(Wizards of the Coast: WotC)사는 새 규칙의 시험용 모험인 “발더스 게이트에서의 살인(Murder in Baldur’s Gate)를 통해, 필멸자의 삶을 선택하고 발더스 게이트의 대공작이 된 주인공(압델 아드리안이라는 공식 이름을 따릅니다.)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결국 그가 숨겨져 있던 바알스폰인 비에캉(Viekang)이라는 자와의 결투 끝에 둘 중 한 쪽은 죽고, 나머지 하나는 바알의 아바타인 살해자(Slayer)가 되었음을 들려주었습니다. 이 모험에서의 주인공인 모험가 일행은 바알스폰 사가의 주인공 “고라이온의 양자”가 아니며, 그의 죽음으로 혼란에 빠진 발더스 게이트를 진정시키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말하자면, 이 시기에 진정 바알스폰 사가는 완전히 종결되었다고 보아도 될 것입니다. 살인의 신 바알은 기나긴 과정을 통해 결국 자신의 모든 정수를 모아 부활하였고, 발더스 게이트는 바알스폰들과의 악연에서 벗어난 것입니다.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의 인기와 의의

1998년 발더스 게이트 1편의 출시가 가지는 의의는, AD&D의 모험을 정말 거의 완벽하게 구현해 낸 게임이 등장했다는 것이었습니다.비록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AD&D 규칙은 대단히 복잡하며 직관적이지 않아서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발더스 게이트를 즐기는 사람들은 TRPG에서의 많은 경험들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사실에 열광했습니다.


RPG에서의 자유도를, “어떤 목적을 설정하였을 때 그 목적의 성취를 위해 얼마나 다양한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느냐.” 라고 정의하였을 때 발더스 게이트는 당시의 시각에서 엄청난 자유도를 지닌 게임이었습니다. 또한 이야기 역시 주인공의 선택에 따라서 선으로도, 악으로도 향할 수 있었고, 장대한 이야기 속에서 자신의 숙명을 따라가는 것도, 그것에 반항하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발더스 게이트 2는 이에 한발 더 나아가 AD&D의 클래스들을 더욱 다양하게 해 주는 “키트”들을 적용하였고, 동료들과의 대화 역시 폭이 넓어졌으며, 연애마저 가능해졌습니다. 또한 D&D에서 만날 수 있는 매력적인 괴물과 악당들이 골고루 등장한 것 역시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드래곤과 마인드 플레이어, 데몬, 비홀더, 데미리치에 이르기까지 정말 다양한 괴물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또한 괴물들 뿐 아니라 엘민스터, 드리즈트 등 소설 속에서 등장한 여러 유명인사들 역시 이야기 속에 깜짝 등장해 큰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에 지금까지도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는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것이며, 창작자들 역시 발더스 게이트와 비교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애를 써 온 것입니다.


D&D5판. 새로운 발더스 게이트의 시작

AD&D 시절과는 달리, 3판과 3.5판의 포가튼 렐름즈 자료에는 발더스 게이트에 대한 내용이 정말 풍부하게 들어 있었습니다. 또한 바알스폰 사가는 포가튼 렐름즈의 여러가지 특징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신들과 필멸자들간의 관계, 모험자들의 모습, 하퍼즈나 젠타림, 군주 연합(Lords’ Alliance) 같은 강력한 조직들이 모두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발더스 게이트를 모험의 중심으로 내세우기까지는 기나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결국 2013년 8월, D&D 5판을 준비중이던 WotC가 “발더스 게이트에서의 살인”을 선보이며 다시금 발더스 게이트의 모습이 포가튼 렐름즈 팬들의 눈 안에 들어온 것은 중요한 전환점이라 할 것입니다. 3.5판에서 4판으로 이어지는 주문역병(Spellplague), 그리고 4판에서 5판으로 이어지는 두 번째 대분단(Second Sundering) 이후 발더스 게이트의 모습을 조명함으로서, 팬들의 눈에 익숙한 모습과 변화된 모습을 단번에 보여줄 수 있었던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5판이 성공적으로 출시되어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2019년, 디비니티의 제작사로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라리안 스튜디오가 발더스 게이트 3를 개발하게 된 것입니다.


아베너스로의 하강

사실 이보다 한 발 앞서, TRPG 세계에서는 또다른 대사건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4월 발표된 D&D Live에서는, 발더스 게이트를 중심으로 한 또 하나의 장대한 모험, “발더스 게이트: 아베너스로의 하강(Baldur’s Gate: Descent into Avernus)”(이하 “하강”)이 발표되었습니다. 이 이야기 속에서 발더스 게이트는 마치 “페이룬의 고담(Gotham)”으로 묘사됩니다. 작년 발표되었던 워터딥이 마치 슈퍼맨의 메트로폴리스와 같다면, 발더스 게이트는 배트맨의 고향 고담처럼 그려진 것입니다. 발표된 바에 따르면, 발더스 게이트 인근 엘프 국가인 엘투어가드(Elturgard)의 수도인 엘투어렐(Elturel)이 구층 지옥의 제1층인 아베너스(Avernus)에 끌려 들어가는 일이 벌어지며, 발더스 게이트에서 모험을 시작한 주인공들은 그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발더스 게이트 전역을 탐험하다 멀티버스의 운명 그 자체를 바꿀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저희 D&D 5판 한국어판 번역팀은 역시 모두가 D&D 플레이어들이므로 이 이벤트에 대단한 흥분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수십년의 세월이 지나고 거대한 사건들이 영향을 끼친 다음이라도, 우리가 과거에 걸었던 발더스 게이트, 캔들킵, 베레고스트를 돌아다닐 수 있다는 사실이 즐거웠습니다. 물론,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으며 한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사랑한 발더스 게이트에 관련된 소식이 있다면 한국어판에 대한 관심 역시 더 깊어지지 않을까 하는 희망이 있던 것도 사실입니다.


저희는 “하강”에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만약 올해 9월 발매되는 “하강”의 평가가 훌륭하다면 “스트라드의 저주”에 이은 다음번 모험으로 “하강”을 번역하여 출판하는 것 역시 고려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WotC와 GF9 등 관계자들간의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BG 3 트레일러, 일리시드의 등장

2019년 6월 7일 공개된 라리안 스튜디오의 티저는, 그간 3이라는 숫자만을 발견하고 기대에 차 있던 사람들에게 공식 발표의 기쁨을 전해 주었습니다. 티저에서는 황폐해진 발더스 게이트의 거리를 비추며, 무언가 고통스러워하는 플레이밍 피스트의 병사가 비틀거리다, 결국 머리가 터져 나가며 그 자리에서 보랏빛 두족류를 연상시키는 촉수 머리가 솟아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불쌍한 용병은 일리시드가 된 것입니다.



사실 발더스 게이트 팬들에게, 마인드 플레이어, 혹은 일리시드는 그렇게 생소한 존재는 아닐 것입니다. 발더스 게이트 2편에서 이레니쿠스를 쫓아 언더다크를 모험하던 주인공 일행은 일리시드들의 작은 정착지 하나를 궤멸시키기도 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이 강력한 기괴체, 정신을 빨아먹는 무시무시한 종족은 그리 우습게 볼 자들이 아닙니다. 일리시드는 수많은 세계를 멸망시켰고, 셀 수 없이 다양한 지성체 종족을 노예로 삼은 바 있습니다. 이들의 능력이 상대의 정신을 지배하는 것이라는 점을 생각해 볼 때, 신앙의 폭과 깊이가 곧 신의 힘과 연결되는 포가튼 렐름즈에서 다수의 일리시드가 동시에 등장한다면 얼마나 위험한 문제가 될 수 있는지는 자명할 것입니다.


한편, 티저를 보는 저는 잠깐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티저에서는 수많은 일리시드들이 허공을 부유하며, 잠깐 번개가 쳤을 때 뒤에서 거대한 촉수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것은….? 혹시…?



어쩌면 AD&D 시절부터 즐겨온 오래된 팬들이시라면, 스펠잼머(Spelljammer)라는 배경을 기억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스펠잼머는 아직 우주관이 확립되어 있지 않았던 AD&D의 여러 세계들 사이를 “우주선”이라 할 수 있는 잼머쉽(Jammership)을 타고 오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다루던 캠페인이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시절부터 일리시드는 “한때 우주를 지배하는 거대한 제국을 세웠던 사악한 외계 기괴 종족”으로 설명되며, 그들이 타고 다녔던 강력한 잼머쉽의 모습 역시 그려졌습니다.



이 설정은 스펠잼머가 역사속으로 사라진 다음에도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비록 당시와는 함선의 이름이 바뀌었지만, 스펠잼머의 우주관이 바뀌어 플레인스케이프(Planescape)의 거대한 바퀴 형태 우주관이 자리를 잡은 다음에도, 이들 일리시드만은 거대한 함선인 노틸로이드(Nautiloid)를 타고 다른 세계를 침공하여 지성체의 뇌를 빨아마시는 종족으로 남은 것입니다.


5판의 책 중 하나인 “볼로의 괴물에 대한 안내서(Volo’s Guide to Monsters)”에는 마인드 플레이어들에 대한 설명이 나오며, 이중에서는 노틸로이드 함선에 대한 언급도 나옵니다.


마인드 플레이어들이 타고 다니는 이 거대한 함선은 아스트랄계를 그냥 통과해서 이동할 수 있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것은 대단히 희귀한 능력입니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문의 도시 시길(Sigil)을 통과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배는 아스트랄계를 통해 마치 전이계에서 외부 이계로 가는 것처럼 직접 다른 세계로 갈 수 있는 것입니다. 내부에 수많은 일리시드을 태운 채로 말입니다.


과거, 일리시드들의 제국이 수많은 세계를 노예로 부리던 시절에는 수많은 노틸로이드들이 아스트랄계를 항해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기스의 반란과 여러 노예종족들의 저항으로 인해 일리시드의 제국이 무너지며, 이제 오로지 몇 안되는 수의 노틸로이드만이 남아 있을 뿐입니다. 일리시드들에 대한 증오에 불타는 기스양키와 기스제라이 두 종족은 여전히 아스트랄계에서 노틸로이드를 발견하면 사력을 다해 공격을 가하곤 합니다. 노틸로이드 한 척을 침몰시키는 것은, 엘더 브레인 하나를 죽이는 것보다 더욱 거대한 업적이기 때문입니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일리시드들은 노틸로이드를 건조하는 기술을 잃어버렸다고 합니다. 그러나 남아있는 노틸로이드들은 여전히 아스트랄계를 떠돌며, 물질계 어딘가에서 먹음직한 지성체의 뇌가 가득한 세계를 발견하면 침공을 가해 수많은 사람들을 먹어치우고 유유히 사라진다고 합니다.

과연 저 거대한 촉수는 노틸로이드일까요? 그렇다면 이것은 일리시드들의 세계 침공(Planar Invasion)일 것입니다. 일리시드는 약한 자들의 정신을 지배하고, 뇌를 훔쳐 꼭두각시로 만들며, 아무도 서로를 신뢰할 수 없게 만든 다음 나타나 하나씩 자신들의 먹이로 삼곤 합니다. 일리시드들의 등장은 어쩌면 지옥으로의 하강보다 더 커다란 위기일 수도 있습니다.



맺으며

물론, 제 예상이 틀렸을 수도 있습니다. 거대한 촉수를 지니고 하늘을 날고 있는 완전히 새로운 괴물일 수도 있습니다. (거대한 마인드스틸러 드래곤이거나 일리시드화한 크라켄일까요? 양쪽 다 끔찍한 상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어쨌든 확실한 것은, 발더스 게이트가 돌아온다는 것입니다. TRPG에서는 “아베너스로의 하강”으로, CRPG에서는 “발더스 게이트 3”로 말입니다. 또한 티저에서는 “발더스 게이트 3”이 D&D5판의 규칙을 따를 것이라는 점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의 Dungeons & Dragons 문구는 오직 5판의 관계 매체에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새롭게 등장하는 발더스 게이트 3는 5판의 단순하고 간결하면서도 훌륭한 규칙을 따를 것입니다. 복잡하게 쌓여가는 보너스 대신 등장한 이점/불리점 체계, 간단하게 정해지는 판정, 한정된 마법 물건의 조율을 어떻게 해 나가느냐 등으로 정해지는 뛰어난 전략성을 CRPG 팬들 역시 맛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희 D&D5판 한글판 번역팀은 이 소식에 대단히 흥분해 있으며, 저 역시 티저를 본 이후부터 어떻게 이 소식을 여러분들께 전해드리면 좋을지를 계속 생각해 왔습니다. 어떤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든, 저희 한글판 번역팀은 한국의 D&D 플레이어 여러분들에게 관련된 소식을 계속 전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또한, 혹시 PC 게임으로 과거의 발더스 게이트를 기억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TRPG로도 나오는 발더스 게이트를 눈여겨 봐 주셨으면 합니다. 5판 한국어판의 발매 일정을 계속 관심있게 지켜봐주시고, 저희의 번역 원칙과 대응을 바라봐 주십시오. 그리고 혹시 관심이 생기신다면 D&D 5판으로 새로 게임을 시작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5판의 규칙은 실로 훌륭합니다. 또한 저희가 이렇게 새로이 D&D를 접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다면 큰 기쁨일 것입니다.


참고

이번 칼럼에 쓰인 포가튼 렐름즈의 용어와 고유명사들 대부분은, 아직 번역팀 내에서 최종적인 결정이 나지 않은 것들입니다. “플레이밍 피스트”등으로 각 조직명의 음역/번역이 완전히 통일되지 않은 것 역시 마찬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WotC의 브랜드 현지화 원칙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조직들의 이름은 (고유명사가 아닌 한) 번역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그러나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가 지닌 의의와 역사, 한국 팬들의 기억들을 생각해 볼 때, 이들 조직의 이름을 번역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번역팀 내의 의견이 통일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플레이밍 피스트”가 “불타는 주먹 용병단”이 된다고 해서 과거 저희가, 그리고 여러분이 겪었던 발더스 게이트 속 모험의 색이 바래지는 않을 것입니다.


또한, 저희 번역팀은 그렇지 않아도 현재 포가튼 렐름즈 속의 다양한 고유명사들에 대한 발음과 뜻을 조사하고 있으며 번역에 관련된 여러 의견을 모으는 중입니다.


이에 대해서 한국의 플레이어 여러분들이 좋은 의견을 주셨으면 합니다. 물론, 어느 쪽으로 정해지든 저희는 사용자의 총의를 최우선할 것입니다. 새로운 발더스 게이트의 모습을 기대해 주십시오.


더 앞으로 진행하려면, 여러분은 일행을 모아야 합니다.

You must gather your party before venturing forth.



본 칼럼 내 이미지는 Larian Studio의 발더스 게이트 3 티저 트레일러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모든 저작권은 Larian Studio와 Wizards of the Coast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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